매일을 새로운 일상이 된다는 것
<뚜꺼삐 주식회사>
삶은 두가지로 나뉜다. 이것은 태어나기 전과 태어나고 난 후, 그리고 결혼 전과 결혼 후가 그것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한가지를 더했다. 나는 당돌하게 홈페이지를 만들기 전과 홈페이지를 만들고 난 후를 이것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는 나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내 몸의 변화였다. 나는 무슨 행사처럼 힘든 일을 마치고 나면 뒤이어 심한 몸살을 했고 몇일을 꼼짝없이 누워지내야 했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나의 촉은 틀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그리고 기분 좋게 나의 촉 역시 빗나가 버렸다.
설명을 하자면 나는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5월 연휴에 맞추어 가까운 곳으로 가족과 함께 휴식을 겸한 여행을 갔다. 홈페이지 만드는 것을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계획은 나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 집을 나서자 마자 길이 막히면서 몇시간이 지났지만 서울을 벗어나질 못했다. 도로 위에서 스트레스는 쌓여 갔고 예측할 수 없는 도착시간 여행에 대한 기쁨도 사라지게 했다. 이렇게 우리는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내가 휴가이고 날씨가 좋다면 이것은 다른 사람 역시 여행가기에 좋은 날씨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내가 휴가에 대해 바꾸어 생각하기로 했다. 휴가를 집에서 벗어나거나 휴가 때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그동안의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집근처에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몸은 조금 전과 달리 피곤해져 갔고 지쳐갔다. 오랫동안 홈페이지 오픈을 준비하고 홈페이지 오픈에 맞추느라 무리했던 게 문제였다. 나는 타이트한 일정은 아니었지만 좀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밤을 새기도 하고 쪽잠으로 대신하는 날이 많았었다. 그런데도 그렇게 피곤하게 느끼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저녁이 되자 긴장이 풀리면서 몸에 한계가 느껴졌다. 몸은 피곤했고 눈을 한방 세게 얻어 맞은 것같이 불편해졌다. 무력감이 나를 누르기 시작했고 결국 몸이 한계에 다다랐는지 오랜 기간동안 힘들게 달리던 차량이 고장나듯 멈춰 버렸다. 등과 허벅지에 알러지까지 생기면서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그러면서 혼잣말을 했다.
‘드디어 몸살이 났구나. 일주일은 아파서 누워지내겠구나!’
그런데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걱정과 달리 나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나는 일까지도 할 수 있었다. 물론 불편함도 있고 완전히 좋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고통을 느끼며 환자처럼 누워 있지 않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새로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홈페이지를 만들기 전과 만들고 난 후의 변화를 느꼈고 그래서 나는 홈페이지를 결혼과 동급으로 대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이것을 숭배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말이다.
나의 건축 홈페이지가 만들어지면서 나는 이것에 너무 깊이 빠지지 않을 예정이다. 다르게 얘기한다면 나는 이것에 얽매이거나 지배당하지 않기로 했다. 반대로 나는 이전과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컴퓨터의 전원을 끄고 보내는 시간을 가지고 있고 그동안의 정해진 만남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하루에 한 명,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새로운 구독자와 인사하는 것이 설레고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