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꺼삐 주식회사>
동생에게 전화가 와서 건축 블로그에 대한 몇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해주었다. 2년전 동생이 하는 건축일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건축 블로그를 만들고 관리해 주고 있다. 하지만 나의 기대만큼 이것에 대한 열정을 크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여러 차례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변화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 이번엔 동생이 이것에 필요를 느꼈는지 내게 도움을 요청해 온 것이었다.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가끔 블로그에 대해 말하곤 한다. 그러면서 현실로 보여지고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의 세계에서 함께 생활해야 한다 말한다. 우리가 일을 하고 취미를 즐기는 것과 같이, 우리가 인생을 풀로 즐기기 위해서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 두 곳 모두의 삶을 살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현실 세계가 실명으로 존재한다면 디지털에서는 닉네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A라는 직업으로 현실을 살고 있다면 디지털의 세계에서는 B라는 다른 일을 하며 살아 보는 것이다. 물론 같은 일을 해도 좋겠지만 현실과 가상을 분리하여 시너지를 늘려가면 좋을 것 같다. 가상의 세계에 친구 같은 제2의 자신을 만들어 생활하는 것이다.
나의 경험으로 현실에서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노력을 한다 해도 물리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다. 일과 관계된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취미를 통해 새롭게 만나는 경우가 있지만 이 또한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시간이 지난다고 인원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을 디지털의 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면 결과가 달라진다. 블로그를 예로 소통을 하게 된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 나의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 내가 노력을 더한다면 실력이 늘면서 더 넓게 확장시킬 수 있다.
동생은 통화로 많이 바쁘다고 했다. 그래서 블로그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이것을 확인하거나 글을 올리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사실 동생은 많이 바빠 보였다. 그는 도면과 견적을 준비하느라 밤늦게까지 일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나는 그의 생각에 이의를 달며 하루에 몇 분씩 투자할 것을 권했다. 바쁘다면 더더욱 하루에 몇 분씩 아끼면 좋을 것 같았다. 하루에 몇 분 똥누는 시간을 블로그를 올리는데 활용하라고 제안했다. 직장인이라면 똥누는 시간도 월급에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이 시간을 돈과 같은 가치로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화장실에 다녀오는 시간에 간단히 글을 써 블로그에 올리게 했다. 그리고 바로 글을 쓸 수 없다면 그 시간에 블로그에 대해 생각하라 했다.
그런데 이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요즘 동생은 블로그에 계속 글을 올리고 있다. 이것은 고맙고 또 놀라운 변화였다. 작게 시작해 찾기 시작한 이러한 변화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그러면서 그의 블로그인 디지털 라이프가 함께 확장해 나가기를 바란다.
"블로그를 발견의 장소로 활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디지털 세상에서 매일매일 생활을 하고 기록해 가는 것이다. 현실과 가상 세계와의 연결, 이것을 화장실에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