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꺼삐 주식회사>
8월이 가까워지면서 건축 홈페이지에도 조금의 변화를 더해 보기로 했다.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1분기를 지나면서 콘텐츠에 처음의 계획을 조금씩 반영해 보고 싶은 생각에서다. 처음 홈페이지를 만들 때 콘텐츠와 관련된 전시 소식을 어떻게 넣을지 많이 고민했다. 홈페이지에 업로드 된 건축가들과 아티스트들의 전시 소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것의 답을 홈페이지 디자이너가 찾아주었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여러 곳에 베너 자리를 만들어 방문자들이 공지된 내용을 쉽게 볼 수 있게 했다. 홈페이지가 복잡하지 않게 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준 디자이너가 너무 고맙다. 디자이너는 홈페이지 곳곳에 기발한 생각들을 더해주었다. 메인 페이지의 콘텐츠를 개성 있게 그룹핑하고 그래픽 요소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나는 우선 인스타로 공유 받은 팝업스토어와 뱅크 아트 페어로 게시글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렸다.
처음 일을 계획할 때는 많은 것을 생각하고 준비함에도 불구하고 시작과 함께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분명 많은 계획을 세웠음에도 이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계획과 다르게 일을 시작하게 되면 바빠지면서 실행이 어려운 것 같다. 분명 중요하게 여겼던 일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 잊혀져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난 주말에 가족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찾아 간 식당에서 이것과 관련된 좋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최근 파리올림픽이 시작되면서 TV로 경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내가 간 식당에서는 일본 대 말리의 올림픽 축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후반전에 접어 들었음에도 경기는 박진감이 없이 지루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다 경기 막바지에 말리가 페널티 킥의 기회를 얻으면서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키커가 실축을 하면서 기대하고 바라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골대 바로 앞에서 슈팅을 하였음에도 키커가 찬 공은 어이없게 골대 바깥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것을 함께 지켜보던 모두가 이 결과에 어이가 없다는 듯 한마디씩 했다.
그런데 이 중 한 명이 이것에 대한 이유를 말해주면서 내가 궁금해 하던 열심히 준비한 일의 실천이 어려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의 맞은편 테이블에 앉아 축구를 보던 그는 실축의 원인을 손흥민의 대답에서 찾았다. 그에 말에 따르면 이 상황에서는 골대를 향해 공을 빨리 차는 것이 아닌 천천히 차야 한다고 했다. 빠른 공을 차려고 하면 공을 그만큼 컨트롤하기가 어렵고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내기가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렇다. 내가 일에 대해 충분한 계획을 짰음에도 이런 중요한 일들을 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공을 빠르게 차는 데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만약 계획한 일을 천천히 실행해 나간다면 분명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공을 천천히 차볼 생각이다. 다시 처음의 계획들을 돌아보며 빠지거나 소홀한 것은 없는지 살펴 보며 내실을 다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