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꺼삐 주식회사>
계획이 공백으로 비워질 때가 있다. 많은 생각을 하고 준비를 했음에도 공백으로 비워져 채워지지 않고 기억에서 조차 지워지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의 ‘인터뷰’란이 이에 해당한다. 나는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인터뷰’ 부분을 쉽게 채울 거라 생각했다. 나는 유명한 사람들을 찾는 게 아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새롭게 일을 시작하고 작게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그러면서 이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한 인터뷰를 시작했을 때 나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다. 이들은 다시 시작하고 작게 시작하기 때문에 이것을 공표하듯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았다. 마치 처음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마라톤을 대하는 것처럼 부담스러워했다. 그렇게 홈페이지의 ‘인터뷰’란은 채워지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나는 이것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홈페이지를 기획했던 처음으로 돌아가 그때를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나는 인터뷰를 계획하기 전 처음의 생각을 떠올렸다. 나는 건축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건축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어 했다. 건축과 관련된 지나간 흔적을 찾아 이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 말이다. 그래서 나는 건축가들에 대한 오래된 이야기와 기록을 찾고 이것을 하나의 아티클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자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흩어져 있는 자료를 한데 모으고 이것을 순서대로 정리하는 것을 이제 조금씩 실천해 보기로 했다.
미래를 알지는 못하지만 1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 1년전에 하지 못하고 포기했던 것들도 들추어 보고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이렇게 이것을 반복해 나가다 보면 많은 것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올 것이다.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듯, 과거에 비워 놓은 공란을 찾아 채우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