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꺼삐 주식회사>
유독 이번 가을은 마음이 가볍질 못하다. 짧아진 가을 탓도 있겠지만 생각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글 쓰는 양이 줄이면서 생각에 하는데 시간을 보태는 듯하다. 가을의 중턱 시간을 내어 짧게나마 글을 남기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생각이 가을의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지난 일을 돌아보면 즐거움 보다 후회가 많은 것 같다. 이것은 분명 나이 탓은 아닐 것이다. 과거에는 잘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조차 여러 번 다시 돌아보면 후회로 바뀌는 것은 왜일까? 마치 똑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하게 되면 처음과 다른 대답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부모님이 고향집을 정리하고 새집으로 이사를 했지만 잘 적응하지 못하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주 다시 이사를 했다. 조용하게 진행된 이사였고 많은 생각을 남긴 이사였다. 고향집에서 나올 때와 달리 간소하게 이사를 준비했고 따로 이것을 따로 알리지도 않으셨다. 부모님은 그저 전세 계약이 만기되어 다른 집을 찾아가듯 요란함도 서두름도 없었다. 여동생과 가까운 아파트를 구해 이사하는 것에 아쉬움을 달래 본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이사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새로 이사간 곳이 조용하고 편안한 것에 위로를 받는다.
집이란 한사람의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한사람의 영역이고 걸어온 발자취이며 그리고 그 사람을 위해 비워 놓아야 할 미래이기도 하다. 그래서 집에 대해서는 남이 관여하거나 바뀌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말에 잠깐 부모님께 다녀오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쓸쓸한 가을이 되지 않게 가까운 곳으로 함께 바람을 쐬러 갈 생각이다. 그러면서 무겁지 않은 발걸음으로 함께 단풍을 즐기고 낙엽도 밟아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