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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b 하우스 Sep 23. 2022

10. 진심이면 통한다

[에세이] 나는 퇴사에 실패했다

  직장 동료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일 아니니 경력, 연봉 그리고 미래가 예약된 회사로 다시 돌아와 달라는 고마운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불안정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 역시도 그와 생각이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를 박차고 나오면서 수많은 반대에 직면하였고 무모한 모습과 실패자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한가지 내 머리속을 계속해서 맴도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것은 퇴사를 나중에 한다고 해서 성공과 실패가 달라지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실패와 나중의 실패는 분명 그 모습도 그 결과도 다를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입니다. 현재도 새로 배우고 시작하는 게 쉽지 않은데 몇 년 후를 가정한다면 이것도 분명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패에서 극복하는 것에 대해서도 나중이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차라리, 지금이 기회이고 오늘이 기회라는 말이 맞게 느껴졌습니다.


  오늘은 현실과 혼돈될 정도로 현실과 꼭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인터넷을 뒤지고 유튜브를 검색하느라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이게 꿈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꿈에서 본 인물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데는 그가 나의 멘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무턱대고 지금을 시작하기 보다 좋은 멘토를 따라 배우는 것으로 기초와 실력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꿈에서 본 그는 직접 야구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허약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 와도 비교가 안될 만큼 최고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그의 모습은 시간과 노력으로 쌓은 거대한 탑과 같아 보였습니다. 그는 방 하나를 야구 기록관으로 만들어 야구와 관련된 모든 자료와 변천을 날짜별로 꼼꼼히 손으로 기록을 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대하며 ‘이 사람은 된다.’ ‘이 사람같이 하면 성공한다.’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를 통해 진심을 보았고 일을 잘 하는 데도 세상을 사는데도 진심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 현실을 돌아다봅니다. 나는 갈등에 지금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쌩쌩 소리를 내며 세상 속을 달리는 상황에서 나만 어두운 터널로 혼자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세상을 집착이 아닌 변화로 나아가야 하는데도 나는 아직 이분법에 갇혀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잡으려고 애써봐도 잡히지 않는 것이 마음이고 이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변화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채우기가 대접받는 세상에서 비워 내야함을 배우고 실행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50에는 장자를 읽어라 권하는 것 같습니다. ‘나를 장례를 치르면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장자가 말하는 오상아(吾丧我)처럼, 나도 한번은 현재의 나를 과감히 던져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거창한 미래를 꿈꾸고 만들기 보다 매일 매일을 연습하며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싶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하루하루를 평가하며 대하고 싶습니다. 부족함에 대해서는 공부를 해가며 스스로에게 순풍 같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싶습니다. 인생의 답은 연습에 있다는 것을 믿고 기회를 기다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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