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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삶

취미

by 하모남


지루하고 힘든 긴 인생을 살면서 누구와 함께 무슨 일을 하며 즐겁게 살 것인가? 늘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주말에 음악을 함께 하는 동호회 회원들이 모여 1박 2일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동호회를 이끄는 회장님의 시골 별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총무님의 사전 치밀한 계획에 맞추어 즐겁고 오랫동안 추억에 남을 시간을 갖었다. 악기 하나로 만나 서로를 존중하고,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모임이다. 대부분 50~60대 분들로 사회적으로도 존경받을 위치에 있는 분들이다. 젊어서 각자의 분야에서 30년 이상 열심히 근무하고 퇴직하신 분들이다. 취미생활도 하나만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몇 가지를 활발하게 하시는 배울 것이 정말 많은 분들이다. 교수님으로, 선생님으로, 경찰관으로, 공무원으로 젊어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들이다. 퇴직 후 음악과 함께 하는 인생은 즐거움 그 자체다. 내가 활동하는 옹골 하모닉스는 전북에서 유일하게 하모니카 연주를 주로 하는 동호회다. 약 15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주와 군산에 사시는 분들이며, 군산에서도 매월 정기모임에 한걸음에 달려와 모임과 공연을 갖는다.


2017년에 결성된 모임이니 이제 창단 7주년이 되는 모임이다. 매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수시로 요양원이나 복지관 등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갖는다. 지난 토요일에 올해 들어 3번째 봉사활동을 갖었다. 회장님이 잘 알고 계시는 지인이 운영하는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나는 우리 동호회에서 가장 막내다. 군생활에서 배운 경험과 많은 사람들 앞에서 교육을 했던 경험을 살려 MC를 보고 있다. 한 시간 반정도 프로그램의 전체를 이끌어가는 진행자는 그 무게가 매우 무겁다. 음향장비를 사전 준비하고 간단한 리허설을 마치고 관객들이 속속 입장하면, 사회자의 오프닝 멘트와 함께 힘차게 시작문을 열게 된다. 먼저 웃음 치료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강 선생 님의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통해 분위기를 먼저 부드럽게 한 후 본격적인 진행을 하게 된다. 준비된 프로그램에 맞추어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이 잘 되었다.


중간중간 멋진 멘트를 하며, 분위기가 흩트러 지지 않도록 관객과 소통하며 진행을 했다. 여러 번 진행을 하다 보니 이젠 진행에도 자연스럽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할 때마다 날로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나의 진행 멘트에 따라 각자 맡은 분야에서 일사불란하게 따라 주시는 많은 단원분들께 감사하다. 무대가 끝날 때마다 어르신들의 힘찬 박수와 무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행복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재능을 주변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행복 그 자체 다. 마지막 프로그램을 마치자 90대 할머니가 나오시더니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어 놓은 돈을 건네시는 것이었다. 몇 번을 고사해도 계속 돈을 주시는 바람에 할 수없이 감사하게 받았다. 너무 즐겁고 감사하는 말과 함께 돈을 건네고, 자리로 천천히 돌아가시는 90대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우리의 작은 수고가 듣는 사람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주었다고 말하시는 모습에서, 오늘 공연도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와 위로를 받았다. 매번 봉사를 하면서도 관객들보다 내가 더 큰 힐링과 감사와 위로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은 나를 표현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라는 노자의 말이 생각난다. 그동안 열심히 배운 것을 나 아닌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고 기뻐하는 모습에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또한 이집트 교훈에는 이런 말이 전해 내려온다고 한다. 사람이 죽으면 천국과 지옥을 가는데, 그 선택의 기로에 서면 두 가지를 질문한다고 한다. 첫 번째 질문은 '너는 이승을 살면서 즐거웠는가?', 두 번째 질문은 '너뿐만 아니라 네 주변도 즐거웠는가?'를 질문한다고 한다. 두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대답하면 그 사람은 천국행이라고 한다. 그렇다. 내가 즐겁고, 주변이 즐거운 삶을 사는 것이 인생 정답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정답이 없는 인생길에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그래도 내가 즐겁고 내 주변이 즐겁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이고 즐거움이 아닌가. 앞으로도 봉사활동에 더욱 열심히 임해야겠다. 나의 작은 재능이 주변분들에게 작은 즐거움과 꽃으로 핀다면 그것이 향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봉사활동과 회장님 시골 별장에서의 즐거운 시간, 다음날 김제 수변공원 공연장에서 공연 등 동호회 회원분들과, 마음속에 있는 대화를 나누며 서로 소통하고, 가까워지는 시간을 통해 정말 의미 있고, 인생에서 오래 남을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한 주말이었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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