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가지가지하자 only가지

가지의 재발견: 가지튀김

by 준비된화살

우린 가끔

'참 가지가지한다.'라는 말을 한다.

온갖 남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부정적인 말로 많이 쓰는데, 그 앞에는 대부분 [진짜] 또는 [참]이라는 접두사가 붙는다.

"참 가지가지한다"

"진짜 가지가지한다."






사실 나 또한 가지가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 하나가 웬만한 건 다 말리는 건조 집착이다.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희한하게 한 달이상 내렸던 장마가 뚝 그쳤다. 농사는 하늘이 도와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어느 날이 문뜩 생각났다.




나와 같은 초보 텃밭러는 날씨에 따라 일희일비한다.

비와 비교적 친한 오이 등의 작물이 있는가 하면, 비가 많이 내리면 쉽게 물러 녹아버리는 상추 같은 작물이 있어 그들의 특성에 따라 돌봐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나에게 건조에 대한 관심을 집착 단계에 까지 이르도록 가지가지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바로 [가지]이다. 가지는 강수량에 그다지 예민하지 않다. 비에 대한 관심이 중간쯤 있는 무던한 작물이라고나 할까?

더욱이 가지를 심고 망했다는 사람을 나는 못 봤다. 가지는 5월 초쯤 모종을 심으면 늦가을까지 줄기차게 따먹을 수 있다. 성품이 까다롭지 않아서 하루가 멀다 하고 진보랏빛 매끈한 열매를 만날 수 있다.




가지는 따자마자 볶아먹거나, 쪄서 갖은양념 넣고 무쳐 먹거나 아니면 볕 좋은 날 잔뜩 말려두어 겨우내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건가지나물볶음으로 먹으면 좋다.

나물 중에는 건가지 나물을 추천한다. 물론 많이 번거롭지만 그 노력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에 자신 있게 한표 보탠다.(* 건가지 요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_참을수 없은 뜨거움을 느낄때 절대 놓치지 마세요_를 참고해 주세요)



수확한 가지를 깨끗이 씻는다.
가지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햇볕에 3일 정도 바싹 말린다.



이런저런 사람과 일을 하다 보니 서로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더십이나 팔로워십과 관련된 책을 보면 유심 있게 바라보게 된다.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하는데 어떤 사람은 성과가 눈에 띄게 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도통 믿음이 가지 않고 실수에 실패를 연발하여 겉으로는 차마 꺼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불만을 오물오물 거린다.



[시간과 생각]의 박소연 대표는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라는 저서에서 아래와 같이 말한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내용과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가능한 짧게 말하는 데 선수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말을 시작하면 모두 귀를 기울입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지친 뇌 상태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고 명쾌하게 이야기합니다.
딴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지요



동의하는 내용이라 아끼는 후배가 이런저런 일로 고민하고 있으면 꼭 읽으라고 권한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여러 성향의 후배들을 본다.

그중에 맘에 꼭 드는 친구를 가끔 보는데 대부분 말이 많지 않지만 할 말은 하는 사람이다.

할 말은 하지만 가려서 할 줄 아는 사람이고 가려서 하기에 중언부언하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부드러운 어조로 하는 사람이다.





채소로 말하면 꼭 가지 같은 사람이다.



가지에 대한 여러 요리 중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인싸는 튀김요리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가지튀김 한번 해볼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불을 사용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가급적 불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른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일정한 거리를 두고 활동한다면 오감을 자극하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가지의 재발견이 시작되며 아이들의 "또 주세요"가 합창처럼 들린다.



준비물
가지 10개, 전분가루, 튀김가루, 식용유, 프라이팬, 기름종이



1. 가지를 수확한다.(가지 꼭지 부분엔 가시가 있다. 아이들에게 가시가 있음을 미리 알린다.)


2. 가지를 깨끗하게 씻는다.(다 씻으면 꼭지를 딴다)


3. 케이크 칼(케이크사면 주는 칼)로 아이들에게 적당한 크기로 자르도록 한다.(모양은 상관없다. 어차피 튀기면 다 똑같다-아이들의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아이들이 웬만한 어른보다 잘 써는 걸 목격할 수 있다.)


4. 튀김가루를 물과 섞어 걸쭉하게 만족한 뒤 가지를 묻힌다.


5. 두번 튀긴다(한번은 튀김옷이 익을 정도만, 두번째는 튀김 옷이 노릇하게 되도록 튀긴다- 겉바속촉 가지튀김이 된다)


6. 식은 후 시식하도록 한다.(아이들은 뜨거우면 먹기 어려워한다.)


"음~ 맛있는 냄새나요 먹고 싶어요" 아이들의 시선이 가지에 고정되는 순간이다.



오늘도 아이들이 후각으로 맛을 느낀다.


"음~ 맛있는 냄새"라며 기대감을 잔뜩 가지고 앉는다.




가지가 진짜 맛있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가지 재발견>이 시작된다.


가지야 너 진짜 가지가지한다!




가지가지는 더 이상 부정적이지 않다.


새로운 것이며

도전이며

더 나아가는 것이며

성장하는 것이다.


오늘도 우리 가지가지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