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 곧 보물이 됩니다.
한낮의 태양이
참을성의 임계치를 넘은 듯이 이글거려
무섭다는 생각까지 든다.
모든 남자들의 로망인 삶을 산다는 이유로 높은 시청률을 장악하고 있다는 <자연인> 겨울특집을 보고 있다. 그곳은 물도 얼고, 음식도 얼어버린 꿈같은 겨울을 맛보고 있다.
이곳은 참을 수 없는 뜨거운 날들인데 말이다.
저곳은 얼어 터지기 직전의 겨울왕국이다.
시각적 시원함을 뒤로하고 텃밭에서 햇볕으로 인해 뜨끈뜨끈해진 가지 5개를 수확했다.
이렇게 참을 수 없는 뜨거움이 온몸으로 느껴질 때면 가지를 말린다.
무엇이든 말리기에 적합한 이 건조하고 비 안 오고 뜨거운 이때를 놓치기엔 지금의 물리적 환경이 너무 아깝다.
누군가는 더워도 너무 덥다며 부채질도 할 수 없는 숨 막힘을 느낄 때
진정한 고수라면 한수 뒤를 생각한다.
호박을 말려도 좋고, 가지를 말려도 좋다.
나는 가지를 말린다.
태양의 열에 직접 자연건조 하면 더 쪼그라들어 과자처럼 바스락 소리 나게 건조된다.
마트에서 파는 여느 건가지와는 비교불가이다.
가지를 3~4등분으로 자른 후 동그란 가지는 4등분 또는 8등분으로 자른다.
자른 가지는 얌전히 보자기나 쟁반등에 펼쳐 짧으면 이틀, 길면 삼일 정도 말린다.
십 분의 일로 그 몸집이 마르고 바삭한 느낌이 나면 차곡차곡 쟁여 둔다.
고소하고 쫄깃한 건가지 나물이 생각날 때 1시간 정도 불린다.
불린 가지는 10분~20분 정도 삶은 후 그대로 두고 식힌다.(여기서 잠깐! 식은 삶은 가지물은 잘 보관해 두었다가 화분이나 텃밭에 물을 준다(식물이 좋아함)
2~3회 씻어 꼭 짠 후 들기름, 파, 마늘, 간장 약간, 맛소금, 깨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프라이팬에 넣고 볶는다.
고소한 보물 같은 건가지 나물 완성
건가지 나물의 효능
안토시아닌 풍부,노화 예방과 뇌 건강에 도움
심혈관 건강에 효과적
칼륨이 많아 혈압 조절과 혈관 보호에 효과적
식이 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과 장건강에 도움 소화촉진에 도움
당뇨 관리에 유익
포만감이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
골다공증 예방
면역 기능 향상에 기여
한방에 여러 분야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멋들어진 건강보조제 광고를 봐도 그다지 마음의 흔들림이 없는 편이라서 일까?
주로 제철 음식에 더 관심이 많다.
그렇다 보니 제철에 나는 음식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먹으면 좋을지에 안달을 내며 집착한다.
제철에 나는 식재료는 그 자체가 보약이며 보물이라는 걸 경험을 통해 너무 많이 체험해서이다.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
아니 이미 너무 덥다.
얼마 전만 해도 우리 다음 세대인 자녀를 위해 지구를 지켜야 한다고 떠들어 댓 지만
현실은 자녀는 고사하고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든 위험성에 대해 하루가 멀다 하며 보고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더위를 슬기롭게 잘 이용하며 보낼 수 있을까?
나의 작은 힘으로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냥 겪게 되는 삶 속에서 순응하며 제 일을 차곡차곡 묵묵히 할 뿐이다.
참을 수 없는 뜨거움이 느껴지는 한낮이다.
이럴 땐 가지를 말려보자
값싼 가지는 잘 말리면 몇 배 비싸고 건강한 건가지로 재 탄생하여 우리의 나약한 몸을 알차게 보호해 준다.
아파트를 사서 프리미엄 붙여 이윤을 남기는 재주는 없으니 시장으로 가서 가지 한 박스 구입해야겠다.
열심히 말려 아끼는 사람들에게 푹푹 퍼주며 시원한 마음을 전한다면
이 여름 조금 덜 덥게 여겨지지 않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