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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화살 Aug 08. 2023

믿는 만큼 자라는 우리 아이

하루 종일 아이와의 끈을 놓지 않는 부모

[우리 아이를 믿으시나요?]


  지윤이(가명) 부모는 늦은 나이에

두 아이의 부모가 됐다.

아버지는 강남의 한 금융회사에 근무하고 어머니는 전업주부이나 간혹 불규칙적인 아르바이트를 한다.


첫째 지윤이는 5세이고 둘째 지명이는 3세이다.

지윤이는 또래 아이들과 별 다를 바 없이 보편적이고 활발한 아이였고,

지명이는 눈에 띄는 산만함이 있으며, 유독 한 가지 색깔에 집착하는 아이였다.

문제는 지윤이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염려와 집착에서부터 시작됐다.


신학기가 되면 지윤이와 지명이의 담임선생님은 부모(특히 어머니)와의 관계로 매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루에 두세 번 담임과의 전화통화 하는 것은 기본이고, 시시콜콜 아이의 일과에 대해 묻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선생님! 왜 그렇게 하셨어요?" 하며 따지는 일이 반복됐다.


게다가 어린이집 근처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외부활동(놀이터) 및 교실(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주변 아파트에서 어린이집 내부가 보임) 수업을 창문을 통해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수시로 목격되었다.

교사가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107동 쪽을 봤는데 베란다에서 지윤이 어머니가 빤히 아이의 교실을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연찮게 눈이 서로 마주쳤는데 재빨리 몸을 안으로 숨기더란다.


지윤이는 지극히 5세 다운 아이였는데 발달 과업의 성취 여부를 따지기 전, 지나치게 엄마를 의식하는 모습이 보였다.

‘엄마가 하지 말래요’  

‘엄마한테 물어보고요’


5세면 이제 곧 초등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하는 아이인데 말이다. 이것은 곧 아이가 할 수 있음에도 해당 행동을 하지 않고 스스로 제어하며 의지를 약하게 만드는 결과로 점차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모가 교사를 신뢰하지 않으므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는 교사와 부모 모두를 ‘불안정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는 매우 좋지 않은 예후를 가져다주었다.


 [우리 아이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 주기]


 어느 무더운 여름이었다.

평소보다 늦은 등원을 한 아이들을 교실로 들여보내고는 아니나 다를까 어린이집 주위를 배회하는 지윤이 어머니를 마주하게 되었다.

“어머니 무슨 일 있으세요?” 다가가서 묻자 아이가 지금 교실로 들어갔는데 선생님이 준비물인 우유갑을 잘 꺼냈는지... 약을 보냈는데... 약은 잘 꺼냈는지... 궁금하여 알고 싶다고 한다.   

   

몇 번 이야기하지만 지운이는 5세다.

어머니가 그 아이의 모든 일들을 불안해하고, 그리고 담임교사에게 그 답을 빨리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한껏 초조해하는 지윤이 어머니와 어린이집 앞마당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상하게 주어가 <지윤이>가 아니라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준비물을 잘 꺼내셨을까? 선생님이 약을 먹이셨을까? 선생님이 출석수첩에 적은 알림 사항을 읽었을까?


사실은 이렇게 당장 고쳐주고 싶었다.

지윤이가 준비물을 꺼냈을 거예요, 지윤이가 약을 꺼내서 담임선생님께 드렸을 거예요, 지윤이가 출석수첩을 담임선생님께 전달했을 거예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도록 기다려 주고, 이야기해 주고, 돕는 게 아니라 내 아이의 문제가 아닌 제삼자의 문제로 돌리는 것 말이다.


아이는 그 연령에 맞는 적절한 발달과업이 있고 발달 과정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 일들을 하나둘씩 해내는 과정(때로는 실패하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하는 일들)이야말로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런데 요사이 많은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 때로는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자꾸 막는다.


혼자 할 수 있는 그 소중한 기회를 애써 가로챈다. 그럼 그 아이는 성취감을 어디서 느낄 수 있을까?


[우리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아이로 키우기]  

   

  지윤이 부모님에게 지윤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주라는 말과 더불어 지윤이는 똑똑한 아인데 왜 그렇게 걱정하냐고 어머니가 생각하시는 거 이상으로 아이는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 지윤이 어머니? 실로 연결하여 만드는 전화기 아시죠? 장난감 전화기요 제 생각엔 자꾸 어린이집 안에 있는 지윤이를  그 줄로 당기고 계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왜 스스로 할 기회를 자꾸 그 전화기로 제재하고 간섭하시나요? 그건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칭찬받거나 책임질 기회를 자꾸 빼앗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이젠 그 에너지를 본인을 위한 개인적인 성장, 행복에 관심을 가지길 진심을 다해 권해드렸다.

  

부모들이여! 우리 아이에게 허용적인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선택에 책임질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길 소망한다.


아이는 부모의 생각 이상으로 발달 과업을 잘 해낸다. 부모가 믿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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