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묻는다면
모든 건 너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46
#46 마흔여섯 번째 밤_누군가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느 벽화마을에서의 일이다.
아이가 담벼락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빠,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에는 뭐라고 답해야 해요?"
아이의 손끝에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여덟 글자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고민 끝에
"이름을 말해야겠지. 다르게 정의할 방법이 있을까."
라고 답했다.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몇 학년 몇 반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돼요?"
"그건..."
망설였다.
어디에서 태어나, 무슨 학교를 다녔고,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그리고 또...
어디까지가 나일까.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의 답은 무엇일까.
나를 비추는 거울일까, 아니면 거울을 빼고 남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결론이 필요하다.
"그건 너를 비추는 거울일 뿐이잖아. 이름이면 충분해."
"저는 이서율입니다."
나를 비추는 거울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거울을 빼고 남는 건 이름뿐이다.
남는 건 이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