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일그러진 거울
"저는 뭐든지 아빠 따라 할 거예요."
"요즘 부쩍 그러네."
"아빠 따라 하는 거 재밌고 좋아요. 아빠는 뭐든 잘하시잖아요."
"그래 좋을 대로 해."
"아이들은 주변의 어른들을 따라 하면서 자라는 거니까. 아빠도 그랬고. 따라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그런데 아들, 한 가지는 알아야 해."
"뭐예요, 아빠?"
"어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이 언제나 옳지는 않다는 거. 아빠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주변의 어른들 모두 때로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잘못된 말과 행동을 한다는 거."
"그러니까 어른들은 때론 너를 일그러지게 비추는 거울일 수도 있다는 거."
"일그러진 거울?"
"그래. 어른들이 너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지 못해도 실망하지 마. 너는 좋은 사람이니까."
"저랑 가장 가까이 있는 어른은 엄마, 아빠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괜찮아요."
"고맙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