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그림자: 나이트클럽

카사노바의 생존심리학

The Mask: Extended Cuban Pete Reconstructed Scene in 1080p


그런데 이러한 그림자는 개인의 차원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림자는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는 흔히 ‘우리 사회의 그림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사회가 집단적으로 억압하거나 외면해 온 문제들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예컨대 빈부 격차, 성매매, 각종 범죄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과거 R이 일했던 나이트클럽 역시 사회적 차원에서의 그림자로 해석할 수 있다.


미혼 남녀라면 몰라도, 이미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유부 남녀가 하룻밤의 쾌락을 찾아 나이트를 배회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쉽게 용납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오늘 밤에도―전국의 유명 나이트에는 배우자 몰래 순간적인 쾌락을 좇아 불나방처럼 몰려드는 유부 남녀들로 붐비고 있다. 이런 점에서 나이트는 유부 남녀가 사회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어두운 욕망을 잠시 해소하는, 일종의 사회적 그림자의 공간이라고 볼 수가 있다.


물론 나는 나이트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사실 나이트는 이성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 모태솔로 남녀들에게 오히려 새로운 만남의 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나이트 문화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킹’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웨이터가 여성과 남성을 직접 연결해 주는 방식의 만남은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그렇다면 한국에만 유독 이러한 부킹 문화가 발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다른 나라의 남성들에 비해 한국 남성들이 특히 마음에 드는 여성 앞에서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그 결과, 나이트와 같은 공간에서 웨이터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부킹을 통해 모솔 남성들은 여성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불륜이나 기만이 개입되지 않는 한, 나이트는 미혼 남녀에게 있어 좋은 만남의 장이 될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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