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패쓰파인더 Apr 05. 2022

경찰의 혁신을 위한 리더십

기술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리더십 요소

경찰관으로 일하면서, 기술을 도입하는 일을 상대적으로 많이 한 편이다.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에서 업무를 전산화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용역을 하거나, 정보화 전략계획 용역을 하기도 했다. 4년 전부터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서는 과학기술 연구를 직간접으로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은 경찰은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잘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기술의 유용성, 직무의 특징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리더십 영향도 크다.


경찰의 인사는 1년 주기이기에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 출발해야 한다.

새로운 기관장이 기술 혁신과 연구 개발에 어떤 태도인지 영향을 받는다.

다양한 층위의 상사, 기관장의 리더십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 스스로도 10여 명의 내부 구성원과 협력 연구기관을 책임지는 작은 리더이다.

어떤 리더십이 연구 개발과 혁신을 위해 좋은 리더십인지 궁금할 때가 많았다. 

기술 혁신과 조직문화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있다. 


수용성 있는 리더 : 개방적 태도, 학습 의지, 변화 적응

조직의 변화 관리 프로그램의 약 70%가 실패하는데, 조직 변화 실패의 주요한 원인은 리더이다 (Tobias, 2015) 수용성-개방성은 혁신에 도움이 된다. 수용성 있는 리더는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Folke et al, 2010)은 수용성은 경험과 지식을 익히고 결합하는 능력, 외부 변수와 내부 프로세스의 대응을 조정하는 능력이다.  수용성은 학습 지향성이기도 하다. 아이디어와 제안에 개방적인 태도이다.  리더의 수용성은 조직의 변화에 긍정적 상관관계가 있다. 


조직 문화 : 과업 지향적인가, 변화 지향적인가? 

경찰 조직 문화와 혁신에 대한 별도의 연구도 있다. 

경찰 조직원의 혁신적 행동, 조직적 혁신 행동을 추구할 목표로 정의하고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를 변화 지향 문화와, 과업 지향 문화로 나눴다. 변화지향 문화는 창의성을 존중하고, 실패를 관용하는 것이며, 과업 지향 문화는 목표를 달성하고 결과를 중시하며 구성원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예측하다시피 변화지향 문화가 조직원과 조직의 혁신행동에 긍정적 상관관계가 높고 과업 지향 문화는 관계가 낮다. 


리더십의 어두운 세 측면 : 마키아밸리즘, 사이코패시, 나르시시즘

리더십의 유형을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시, 나르시시즘으로 나눠서 혁신과 관계를 연구한 사례가 있다.

이 세 요소를 다크 트라이언트(Dark Trident)라고 말하는 것도 흥미 있었다.

마키아밸리즘은 목표를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고, 기만을 긍정하고, 사이코 패시는 사람을 수단으로 보고, 대상화하는 점이다. 나르시시즘은 자기애가 강한 유형이다.  조직 혁신과의 관계는 그나마 나르시시즘은 직무소진을 줄여준다는 설문 결과이다.


개인적 견해 : 수용성과 공격성

최근 관심 있는 리더십의 분류방식은 수용성-공격성으로 4축으로 나눠보다는 것이다. 수용성은 학습역량, 변화 적응, 개방성, 유연한 청취이고, 공격성은 자기 권위를 발휘하고, 공격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어느 연구에서도 '공격적 리더십'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대화와 일을 끌어가는 방식에서 어떤 스타일로 의사소통하는지 떠올리면 그 이의 언행이 남았기 때문이다.   

수용성-공격성이 모두 높은 리더는 똑똑하고, 일도 많이 시키며, 부지런하고, 격렬하게 상호작용한다. 일을 많이 시키지만 합이 맞으면 일을 재밌게 하고 성과를 함께 만들어낸다.

수용성이 높고 공격성이 낮은 리더는 편안하고, 재량권을 주며, 기다려준다. 소위 똑게 님

수용성과 공격성이 낮으면 변화하지 않는 일은 무탈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 혁신을 주무로 하는 조직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려운 리더이다. 

수용성이 낮고 공격성이 높으면 가장 힘들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고, 의사소통도 어려우니 정서적으로 힘들고, 구성원을 추스르기 힘들다. 

몇몇의 기관장들을 돌아보며, 각각의 타입들을 생각해봤다. 

대부분의 경찰 지휘관들은 변화 지향성이 낮은 편이다. 과학기술을 통해 지향하는 변화의 모습, 목표 추구하는 방법 모두가 낯설었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려운 일이다. 수용성이 낮아도 공격성이 낮으면 개방적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공격성조차 높으면 거의 의사소통을 하기 어렵다. 


경찰 조직이 수용성이 낮은 이유에 대한 의견

왜 경찰 조직은 공격성이 높고 수용성이 낮을까? 나름 생각해봤다.


첫째 법집행 조직의 특징상 직무의 비 일상성이 높다.  

범인을 잡아야 하는 긴급함, 첨예한 민원, 생명 신체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은 일상적이지 않다.

꾸준한 성장, 학습, 혁신을 하려면 에너지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발전을 위한 계획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경찰의 하루는 어제와 오늘이 같지 않는 날이 많다.


둘째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민감하다. 

범죄의 입건과 수사에 대한 쟁점, 사건 사고는 사회문제가 되기 쉽다.

경찰서장은 시군구 단위 기관장, 4급 공무원이다. 사회 안전의 책임은 권력적 이해관계와 밀접하다. 매년 전국의 많은 경찰서장이 예기치 않는 사고로 대기발령을 받는다. 어느 조직의 4급 공무원보다 높은 비율일 것이다. 


셋째 성과와 보상이 불투명한다. 

성과의 측정도 어렵고, 혁신적 성과가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패를 수용하며 변화를 독려하는 것이 개인적 이해관계에 닿지 않고, 조직 문화로 커지기 어렵다.

그렇기에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경찰도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 


그럼에도, 과학기술이 세상을 견인하는 시대이다. 경찰이 기술에 둔감해도, 범인들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법을 달리하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해킹 등을 보라. 범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여건을 탓할 필요도 없고 나의 할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


경찰을 둘러싼 환경, 경찰 조직 문화를 쉽게 바꿀 수 없어도 낙담하지 않고, 내가 할 일을 해야 한다.

나 스스로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부서장이니, 나의 어설픈 리더십도 고쳐야 한다.

누군가를 섬기는 팔로워십도 단련해야 한다.

수평적으로 개방적으로 일하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PM으로서의 공부, 기술을 이해하는 공부를 하고, 리더십을 낙담하도록 하자. 

작가의 이전글 범죄피해자 지원 IT 활용 개선 방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