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온도를 늘 적정하게
“자존감이란,
‘모두가 나를 좋아할 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나는 나를 좋아할 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
이 문장을 읽고 한참을 보았다.
그래,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왔던 것 같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리고 나름 자존감은 괜찮다고 생각해왔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직장에서, 모임에서, 심지어는 SNS 공간에서도.
말투가 날카롭다는 이유로,
웃는 게 가식 같다는 이유로,
사소한 오해 하나로 멀어지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별다른 이유 없이도 누군가와는 잘 맞는다. 관계는 늘 복불복이고, 그 안에서 무조건 좋은 사람으로만 보이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이런 순간들이 있다.
회의 시간에 의견을 냈지만 무시당했을 때,
아무 잘못도 없는데 괜히 혼났을 때,
혹은 단톡방에 나만 빠진 이야기가 오고 갔다는 걸 알았을 때.
대부분은 '내가 뭘 잘못했지?' 하고 나를 의심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린다. 하지만 사실, 그 모든 일이 반드시 내 탓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들의 사정일 뿐이다.
참, 이상하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에서 오는 미세한 균열들이
예전보다 더 깊은 상처로 느껴질 때가 많아졌다.
특히 예상치 못한 말투나, 생각보다 짧은 답장,
한때는 따뜻했던 사람이 차가워진 태도 같은 것에
자존심이 먼저 부서진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되묻는다.
“왜 이렇게 서운하지?”
“내가 너무 유난스러운 걸까?”
“아니면, 진짜 나를 싫어하게 된 걸까?”
이런 감정은 꽤나 낯설면서도 자주 찾아온다.
마음은 어른이 되었는데, 감정은 여전히 유리잔처럼 깨지기 쉽다.
그래서 어느 날은,
나의 자존감이 약한 건가? 싶다.
생각해보면,
자존감은 단단하지만,
관계에서의 상처는 자존감과는 또 다른 결을 가진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마음의 온도가 다르고, 표현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온도를 맞춰가는 건 여전히 어렵고,
나는 이제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누군가에게 미움받았다고 해서 내가 작아질 필요는 없다고.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아니까. 말끝을 흐렸던 나를, 괜히 웃으며 넘겼던 나를, 이해받고 싶었던 나를, 나는 잘 안다
‘나를 좋아하는 나’를 지켜내는 일,
그건 언제나 외롭고도 단단한 싸움이지만
오늘도 나는 그 문장처럼 나에게 속삭여본다.
“누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나를 좋아할 거야.”
감정의 파도 속에서도 나를 품어주는 나에게, 따뜻한 미소 하나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