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나.[말그릇]
『말그릇』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사람을 담는 말은 단순한 말재주와 다르다.
상대를 채우기보다 공간을 비워주고, 말보다 사람을 돌보아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질문’이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은 질문 하나가 대화를
깊어지게 만든다.
질문은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이고,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다.
질문하는 사람과 질문받는 사람은 그 과정 속에서
마음이 열리고 생각을 공유하게 되며, 서로의 마음에
호기심을 품고, 관점을 존중하며 들어야 한다고 한다.
“내게는 만나면 힐링이 되는 사람이 있다.
상대를 보며 내 처지를 비관하지도 않고,
위안 삼지도 않게 되는
온전히 마음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
그래서 빡빡한 내 삶에 용기를 주고
다시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하게 해주는 사람.
특별히 내게 충고나 조언을 하지 않는데도
그냥 수다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
『말그릇』에서는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 큰 사람이 관계를 오래 지킨다고
말한다.
그 사람은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곁에 있는
것만으로 상대의 숨을 고르게 하고 마음을 풀리게
한다.
충고나 가르침보다, “그냥 함께 있음”이 주는 온기가
훨씬 오래 남는다.
나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는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만나면 좋고,
조용히 걸으며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마음이 편하다.
내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도
“나는 네 편이야”라는 메시지를 온전히 전해준다.
그 친구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더 단단해지고, 세상을 살아낼 힘을 얻는다.
나이가 들수록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보이며 부끄럽지
않은 관계가 귀하다는 걸 안다.
우린 매일 만나지 않아도 서로를 묵묵히 응원한다.
기쁜 일에는 함께 웃고,
슬픈 일에는 말없이 곁에 서 있다.
그 친구의 한마디 질문이 길을 열어주고,
그 따뜻한 경청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책 속 문장을 덮으며 생각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만나면 힘이 나고,
질문 한마디로 서로의 하루를 환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