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향적인 내향인이다

by 봄날의꽃잎


“원장님은 늘 밝으세요. 어떻게 그렇게 활기차실 수 있어요?”

사람들이 종종 건네는 말이다. 나는 웃으며 “원래 성격이 그래요”라고 대답하지만, 속으로는 조금 쓴웃음을 짓는다. 사실 그 활발함이 나를 채우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소모시키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맞이할 때, 나는 본능처럼 웃는다. “안녕하세요?”라는 짧은 인사도 맑은 톤으로 해야 한다. 레 톤으로 낮게 말하면 아이들은 금세 무겁게 느낀다. 아이들은 교사의 얼굴을 따라 하고, 말투를 따라 하기 때문에, 교사는 곧 ‘거울’이 된다. 그래서 나의 하루는 대부분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채워진다.


강의 현장에서는 또 다르다.

내가 전하는 말에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거나, 공감의 눈물을 흘릴 때면 엄청난 보람을 느낀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완전히 몰입한다. 말투와 표정, 때로는 몸짓까지 흉내 내며, 마치 무대 위 배우가 된 듯 강의에 빠져든다. 그때는 내 안의 에너지가 살아나고, 내가 가진 힘이 모두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또 다르다. 기분은 분명 좋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구나’라는 뿌듯함이 남는다. 그런데 동시에 한 가지 생각이 강하게 올라온다. “이제는 쉬고 싶다.”

남들은 강의가 끝나면 “시원한 맥주 한잔!”을 떠올리겠지만, 나는 따뜻한 블랙커피와 잔잔한 음악, 혹은 드라마 정주행이 먼저 떠오른다. 사람들 속에서 활짝 웃고 말하던 나는 잠시 접어두고, 고요 속에서야 비로소 다시 충전이 된다.


모임 자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럿이 모여 시끌벅적하게 대화할 때는 나도 즐겁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속으로 ‘당분간은 약속을 줄여야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에너지를 주는 자리가 나에게는 에너지를 앗아가는 자리일 때가 많다.


심지어 가끔은 전화벨 소리조차 부담스럽다. 누군가의 이름이 화면에 뜨면 반갑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은 그냥 혼자 있고 싶다’라는 마음이 스친다. 그럴 때면 외향적인 모습과 내향적인 마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선명히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외향적인 내향인’이라고 부른다.

겉으로는 활발해 보이지만, 진짜 나를 살게 하는 힘은 조용히 혼자 있을 때 길어 올려진다. 한쪽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외향은 나를 세상으로 이끌었고, 내향은 그 안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붙들어주었다. 두 얼굴은 모순이 아니라, 지금까지 나를 살아내게 한 서로의 날개였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사람들 앞에서는 웃고 떠들며 사회적인 역할을 다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조용히 나만의 공간에서 충전해야 비로소 다시 살아나는 사람들. 누군가와 함께 있는 순간도 좋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있어야 숨을 고를 수 있는 사람들.


나는 이제 그 모순을 더 이상 숨기지 않으려 한다.

외향과 내향이 함께하는 나, 그 모습 그대로가 나의 삶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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