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오늘은 결혼 25주년.
길다면 길고, 돌아보면 한순간 같은 시간이다.
스물다섯 해 동안 우리는 수없이 웃고, 다투고, 또 화해하며 이 자리까지 왔다.
그 모든 시간이 쌓여 ‘우리’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처음엔 사랑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 사랑 위에 고마움이 자라났다.
젊은 날의 설렘은 희미해졌지만,
그 대신 ‘함께 있음’의 편안함과 ‘지켜줌’의 신뢰가 자리를 잡았다.
남편은 늘 말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꼭 필요한 한마디를 건넸다.
내가 힘들어 주저앉을 때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그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다시 세웠다.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주는 사람.
아이들을 챙기고,
고장 난 물건을 뚝딱 고치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묵묵히 들어주는 손.
그 손이 있었기에 나는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가끔은 무뚝뚝해서 서운했고,
내가 먼저 상처 주는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화를 내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줬다.
그리고 늘 같은 말로 끝냈다.
“밥 먹자.”
그 말이 나에겐 사랑보다 큰 위로였다.
남편이 켜놓은 거실 불빛,
내가 먼저 잠든 날 이불을 덮어주는 손길,
아침마다 내어놓는 커피 향.
그 모든 사소한 순간들이
우리의 시간을 지탱해준 ‘조용한 고마움’이었다.
이제는 안다.
사랑은 식는 게 아니라,
온도가 변하는 것이라는 걸.
뜨겁던 마음은 서서히 따뜻함이 되어
서로를 덮어주고, 지켜주는 힘이 된다.
오늘의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