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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나쁜 만남 뒤에 남는 것

by 봄날의꽃잎

오늘의 필사 문장

“왠지 만나고 나면 묘하게 기분이 나쁜 친구.

그럴 땐 나의 기분을 최우선 순위에 두자.

영혼이 말하고 있는 거야.

그 친구는 아니라고.”


이상하게 그런 만남이 있다.

특별히 큰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이 무겁다.

말을 곱씹게 되고,

표정을 되돌려 떠올리게 되고,

왜 그 자리에 오래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예전의 나는

그 감정을 애써 무시했다.

내가 예민한 건 아닐까,

상대가 그럴 의도는 없었을 거야,

사람 관계란 원래 이런 거지

그렇게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한 가지는 분명해진다.


기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누군가와의 만남 뒤에

나 자신이 작아지고,

괜히 스스로를 설명하게 되고,

돌아와서까지 마음을 수습해야 한다면

그건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보내는 신호다.


이 문장을 따라 쓰며

나는 ‘정리’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관계를 끊는 정리가 아니라

내 마음의 우선순위를 바로 세우는 정리.


모든 관계를 이해할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의무도 없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관계 앞에서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게 어른이 된다는 증거가 아닐까.


마음은 늘 먼저 안다.

머리가 합리화하기 전에,

입이 미소를 짓기 전에,

몸과 마음은 이미 대답을 알고 있다

오늘의 문장은

그 대답을 무시하지 말라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조언이다.


이제 나는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것보다

나를 배신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려 한다.

그 선택이 쌓여

나의 하루를,

나의 관계를,

나의 삶을 지켜줄 거라 믿으면서.


오늘의 작은 실천

오늘 만남 하나를 떠올려 보기

그 사람을 만난 뒤

내 마음은 편안했는지,

혹은 설명하느라 지쳤는지

솔직하게 적어보기.


오늘의 문장 한 줄

기분이 나쁜 관계 앞에서

나를 먼저 챙기는 일은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건강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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