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상가가 늘어서 있고 학원들도 많은 대단지 동네랑은 몇 블럭 떨어진 우리집.
자연히 걸을 일이 많아졌다.
학원을 한 군데 구경하고 싶어도 버스를 타거나
아이들 걸음으로는 오래오래 걸어야 한다.
이제는 어딜 다녀오자고 하면 자연스레 그 날 오후를 다 쓰겠거니 하는 어린이들 덕에
다녀오는 길에 보이는 몰에 들어가 밥도 먹고,
새로 생긴 도서관도 들어가 책도 몇 권 빌리고,
앉고 싶다기에 버스정류장에 잠시 앉아 책을 한 장 읽다가 버스에 올라 한 정거장 가서 내려 집에 돌아오는 이상한 여행을 한다.
걷고 걸으며 우리는 오늘 낙엽이 발에 채이는 계절 속에 있음을 안다.
단풍과 은행잎이 제각기 얼마나 다른 색을 가질 수 있는지 올려다 보며 오늘 참 발바닥이 아프도록 좋은 날이었다고 손을 잡아 흔들며 이야기 한다.
참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