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작업장에서의 기억(2)
남자들의 영역(?)에 들어 선 그날
처음 들은 말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새 거네?” 였을 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냥 입던 거 입고 올걸 ㅠㅠ‘
초짜인걸 들키고 싶지 않았던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기에 눌리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말했다.
“첫 출근이니까요 ~”
그리고 일이 시작 됐다.
첫 현장은 공공기관 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제작되는 물건들은 대부분 핸드레일/난간대/자전거보관소/방음벽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첫 출근인데 출장을 갔다.
날씨는 12월의 날씨.
그리고 겨울비가 내렸다.
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한 요양원에 도착했다.
작업장은 2층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정확하게는 있었는데 탈 수가 없었다.
직감할 수 있었다.
난 죽었다...
용접기는 대충 50kg 정도 한다.
알곤가스는 작은 게 30kg 정도 한다.
그 외에 공구들은 적게는 2~3kg에서 그라인더 세트는 대략 10kg 안팎이다.
일단 나르기 시작한다.
‘나라시’라고도 한다.
그 겨울에 그 비를 맞으니 이게 땀인지 비인지 모를 정도로 땀을 흘렸다.
‘눈에서 나는 건 눈물이 아닐 거야.
그래도 하겠다고 왔으니까 해보자 ‘
2층으로 필요한 공구들을 날랐고 작업이 시작 됐다.
하지만 필요한 공구가 계속 생겼고, 나는 계속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점심즈음 작업이 끝났다.
아저씨들이랑 밥을 먹으러 갔는데, 식사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먹는 둥 마는 둥 다시 현장으로 돌아갔다.
2층 작업이 마무리 됐으니 돌아갈 채비를 할 거라 생각했다.
땡!!!!!
요양원은 총 5층짜리 건물이었다.
‘아... 집에 간다고 할까..? 여기서 집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리지.. 차는 공장에 있는데..‘
3층 작업을 할 때 즈음 한 아저씨가 말했다.
“너 용접 자격증 있다고? 여기 와서 이거 때워봐!”
심장이 두근두근 했다.
밖에서 용접을 해 본 적이 없다.
잔뜩 긴장한 채로 용접기를 잡았다.
그리고 용접면을 찾으려 하는데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가 말했다.
“뭐 찾아?”
내가 대답했다.
“아.. 저 용접면이요!”
그 자리에 계시던 아저씨 두 분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야 우린 용접면 안 쓰고 해~~”
엄마 나 어떡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