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5일 근무일지
이 글은 제 근무일지에서 개인정보와 구체적인 근무 내용들만 편집해 작성했습니다.
오늘은 회의나 미팅 없이 근무 시간 동안 내내 일을 했다. 전날 밤에 돌려놨던 전처리 과정이 오전에 끝나 있었다. 이제 벡터 추출을 모두 마무리했다. 유사도를 측정하고, 만일을 위해 통계 분석, 상관관계 분석까지 진행했다. 그리고 대시보드를 살펴봤다.
전날 정리했던 궁금증을 조사해 봤다. 이 결과를 협력사 이사님이 있는 단톡방에 공유했다. 이사님에게 떡하니 결과만 전달부터 드린 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하는 것이 내 일이라서 이를 다시 한번 정리해서 전달드리겠다고 연락드렸다.
여기까지 했더니 오전이 지났다. 시간이 참 빠르다. 30분 넘게 지각을 해서 오전이 더 짧은 탓도 있겠지.
점심을 먹다가 벡터들 간의 유사도 측정 및 클러스터링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야기를 잠깐 했다. 벡터 중에서 중요한 차원을 더 강조시켜 효과적인 차원 축소를 할 수 있는 ‘PCA’라는 기법의 이름을 오랜만에 들었다. PCA? 이거 어디서 들어봤더라?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방식이었던 걸 고등학생 때 수업으로 들었던 것 같다. 심지어 PCA 관련해서 계산 문제도 풀었고, 실험도 했었다. 정말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다. 그리고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PCA라는 이니셜을 가진 선수가 진짜 잘한다. 아마 미국에서 PCA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이 선수를 떠올리지 않을까?
오늘 사무실에 택배가 두 개 도착했다. 사무실에 정수기가 없기 때문에 보통 생수를 사 마시는 데, 나는 혼자 주전자 형태로 된 브리타 정수기를 사서 사용하고 있다. 여기 필터를 다 써서 필터를 새로 샀다. 뭔가 아이템 강화한 기분. 이 사무실에 내 능동성이 한 움큼 더 들어간 기분이 좋다.
그리고 전날 티셔츠를 사면 볼캡을 랜덤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팀원들에게 공유했더니 세 명이 동참했다. 그래서 총 네 개의 티셔츠를 사무실로 주문을 했는데, 하루 만에 왔다. 랜덤으로 와야 하는 모자는 하나가 누락돼서 도착한 탓에 누가 어떤 모자를 가져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티셔츠는 입어보지는 않았지만 색깔은 마음에 든다.
사담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일한 내역을 기록해 보자. 오전에 하던 고민들을 차곡차곡 모아서 이사님께 꽤 긴 글로 전달해 드렸다. 일단 내 생각을 정리해서 던져드리고, 피드백을 받아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알고리즘의 개선을 위해 몇 가지 관찰이 필요했고, 이 관찰을 위한 대시보드를 제작했다.
대시보드는 꽤 성공적으로 만들어졌다. 앞서서 생각을 정리를 해둔 덕에 바이브 코딩을 굉장히 간결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바이브 코딩을 위해서 Cursor를 사용하고 있는데, 꽤 괜찮은 기능을 찾았다. 챗을 주고받고 있을 때, 챗 아래에 퍼센트가 쌓이는 것이 있는데, 현재 context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가득 찼는지를 표시하는 기능이었다. 언제쯤 이 챗이 포화를 이룰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생겨서 좀 편해졌다.
그렇게 대시보드를 만들어놓고, 오늘도 API 공부와 Stable Diffusion 공부를 해 놔야 하니까,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대표가 내가 고 이사님께 전달드린 카톡을 쭉 읽고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깔끔했다. 지금 내가 고민했던 내용을 더 간결하게 정리했고, 클라이언트에게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그 사람들의 판단을 들어봐야 앞으로 작업 속도가 더 붙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이 내용을 전달할지, 다음 단기 목표를 빠르게 설정해 줬다.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안내부에서 낸 결론을 더 간결하게 정리해서 이사님께 전달드렸다. 안 그래도 많은 일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더 간결하게 전달드린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것 같다. 뭔가 하나 배웠다.
후.. 저 사람은 나보다 판단이 빠르고 정확하다.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좋은 기능을 가질지에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제한된 시간 안에 이 프로덕트를 고객에게 완성된 형태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다. 난 아직 엔지니어의 사고관만 가지고 있다. PM으로써의 사고관을 가지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어떻게 해야 변할 수 있을까?
내가 놓쳤던 지점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빨리 파악하는 방법은 선택지를 좁힌 상태로 그들에게 결과물을 전달하는 것이다.’로 정리된다. 아직 납득이 확 되지는 않았다. 더 쉬운 언어로, 내가 장악하고 있는 문장으로 설명하도록 노력해 보자. 그런 생각을 정리하려고 근무 일지를 쓰는 거니까. 할 수 있다.
그러고 나서는 ‘웹 API 디자인’을 읽었다. 오늘 얻은 것은 비유 하나였다. 웹 API는 소프트웨어들과 유저가 원하는 명령어 사이를 블록처럼 연결하는 역할이고, 이는 블록이나 명령어가 바뀌더라도 서로 다른 레고 조각을 연결하듯이 조립이 늘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API의 역할이다!로 정리가 된다. 그 이후로 API 디자인을 왜 잘해야 하는지 설명한 부분은 비교적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Stable Diffusion 강좌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듣지 못했다. 직접 실습해봐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영상 길이에 비해 시간을 더 오래 써야 했다. Stable Diffusion은 자유도가 굉장히 높다. 서브웨이처럼 이미지 생성 AI 모델을 다루는 것 같다.
나는 공돌이라서 이 구조가 흥미롭다. 그냥 이런 걸 다루는 게 확실히 재밌고 친숙하다. 하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이 좀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이미지를 원하는 용도에 따라 생성하는 강좌를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절대 이 ‘공돌이’ 맛이 많이 나는 Stable Diffusion만 가지고 설명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Midjourney랑 ComfyUI 강좌는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나오는 게 많은 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 다 조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