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3, 그리고 공감의 균열

by 뉴욕 산재변호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를 강타하며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증명했다. 특히 시즌 1이 보여준 인간 본성의 적나라한 탐구와 사회 비판적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시즌 3에 대한 반응은 사뭇 다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며, 특히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는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평가의 근본적인 원인을 주인공 성기훈의 행동에서 찾고 싶다. 그의 선택들이 더 이상 시청자, 적어도 나 자신과 동일시되지 못하는 지점에서 공감의 균열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시즌 1에서 목숨을 건 잔혹한 게임에서 기적적으로 우승한 성기훈은 막대한 상금을 거머쥐었다. 상식적인 흐름이라면 그는 그 돈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거나, 최소한 과거의 지옥 같은 경험에서 벗어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게임 시스템을 파괴하겠다는 명목 아래 스스로 다시 게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다. 이 지점에서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을 것이다. 생사의 기로를 넘나드는 공포를 직접 겪은 이가, 오직 복수나 정의 구현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를 위해 다시금 그 위험천만한 시스템에 발을 들인다는 설정은 현실적인 인간의 행동 양식과는 거리가 멀다. 시즌 1의 성기훈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나약하며, 돈을 위해 기꺼이 탐욕과 비겁함을 드러내던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갑작스레 정의의 사도처럼 변모하는 과정은 충분한 개연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이는 시청자들이 그의 동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큰 장벽으로 작용했다.


더 나아가, 시즌 3에서 등장한 특정 장면은 이러한 괴리감을 극대화한다. 게임 참가자의 아기를 살리기 위해 성기훈이 대신 자살을 택하는 극단적인 희생은 감동보다는 당혹감을 안긴다. 물론 드라마 속 영웅적인 희생은 종종 등장하는 클리셰이지만, 성기훈이라는 캐릭터에게서는 이와 같은 절대적 이타심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시즌 1에서 그는 딸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고자 하는 소박한 욕망을 가졌을지언정, 타인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질 정도의 숭고한 정신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시즌 1의 그가 돈을 위해 타인을 배신하고 외면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갑작스러운 그의 순교자적 면모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캐릭터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시청자가 인물에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결론적으로, '오징어 게임 3'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의 핵심에는 주인공 성기훈의 예측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인 행동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시즌 1에서 시청자들이 성기훈에게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인간적인 나약함과 비루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고자 했던 처절한 욕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즌이 거듭될수록 그는 점차 현실성을 잃고 제작진이 부여하고자 하는 '정의로운 영웅'의 가면을 쓴 듯한 인상을 준다. 이처럼 캐릭터의 뿌리가 흔들리면서 시청자들은 더 이상 그의 선택에 감정적으로 동화되지 못하고, 이는 결국 작품 전체에 대한 몰입도와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keyword
이전 20화허허실실의 셔틀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