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입니다. 업무상 상해, 어떻게 처리되나요?

뉴욕 산재보험법

뉴욕에서 산재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근로 중 다친 근로자를 도와드리는 변호사이구요. 

이번 주제는 바로 간호사입니다. 

간호사. 의사와 함께 환자를 돌보는 고귀한 분들이지요. 특히 코로나 펜대믹 기간에 보여주신 간호사 여러분들의 헌신, 우리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간호사는 환자를 직접 다루면서, 아무래도 신체접촉이 많은 직업이다보니, 직무 관련 사고도 생각보다 많은데요. 30여개의 간호사 케이스를 접하면서 가장 흔하게 보는 경우가 침상에 누워있는 환자를 들어 올리면서 허리에 부상을 입는 경우입니다. 

정신과 이상이 있는 환자로부터 폭행을 받아 다쳤던 경우도 있었구요. 검사 도중 환자와 의도하지 않은 신체접촉이 일어나며 다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병원 검사 도구를 옮기다가 함께 넘어지면서 다치는 경우도 있었구요. 병원 내 보행 중 누군가와 부딪히면서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떤 간호사는 응급환자의 CPR 도중 어깨와 손목을 다친 사례도 있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있는 중환자를 수시로 자세를 바꿔줘야 했던 어떤 간호사는 어깨와 손목에 반복적 근육 사용에 의한 직업병을 호소하였습니다. 보행이 불편한 환자에게 의료용 신발을 신겨 주시다다 손목을 다친 사례도 있었구요. 복도 위 흥건한 물을 못보고 가시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심하게 다쳐서 허리 수술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환자를 돌봐주셔야 할 간호사가 오히려 근무 중 다쳐서 저를 찾아오실 때, 저는 이분들을 잘 도와드려야겠다는 신성한 의무감을 느끼고는 합니다. 간호사 의뢰인 뿐만 아니라, 그분들을 의지하는 수많은 환자들을 위하는 길이니까요. 

다른 직무관련 사고와는 달리, 간호사 케이스는 직무 중 사고로 인정받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직장상해 보험법에 의거, 직무관련 상해를 입은 근로자는 사고가 일어난지 30일 내에 직장에 보고하셔야, 법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데요. 

간호사분들은 직무관련 사고시 사고 사실을 숨기지 않고, 또 눈치 보지 아니하고, 상사에게 즉각 보고하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다른 직군들의 근로자들은 근로 중 입은 사고를 상사에게 보고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쉬쉬하면서 클레임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것과 확실히 대비됩니다. 

간호사분들이 저를 찾아오시는 경우는 대부분 닥터 오피스나 통증 클리닉을 통해서입니다. 사고가 나면 간호사분들은 바로 상사에게 바로 보고를 하고 클레임 넘버를 받습니다. 그리고 치료를 시작하시고, 일을 못하시는 기간은 병가와 휴가 처리하십니다. 

그러다가 병가와 휴가를 돌려받아야 하는 절차 때문에 저를 찾아 오시는 경우가 있고, 히어링이 잡혀서 변호사를 대동해야 하면서 저를 찾아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혼자서 클레임을 해나가시다가 여러 법률 이슈와 부딪히면서 법률 자문을 받기 위해 저를 찾으시는 것이지요. 

간호사 케이스는 병원 내부에서 일어나고, 그래서 소송이 따로 없습니다. 환자에게 폭행을 당해 부상을 당했다 하더라도 그 환자에게 소송하기가 어려운데, 그것은 환자를 소송해 봐야 비용 대비 효용이 낮은 까닭에 언뜻 그 소송을 맡을 변호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병원 복도의 흥건한 물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하더라도 병원을 소송할 수 없는 것이, 직장상해 보험법에 의거 직장이 소송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고를 당한 간호사분들은 대부분 사고 당일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가 X-ray 검사를 받습니다. 퇴원 후에는 닥터 오피스나 통증 클리닉에서 치료를 시작하시고, 필요시 MRI 등을 찍고 진단을 확정합니다. 

다른 케이스도 마찬가지이지만, 간호사 여러분들도 조금이라도 사고와 관련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부상 부위들을 클레임에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치료 뿐 아니라 보상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 요령은 사고 때문에 아프다고 생각하는 부위들 모두에 대해 진단을 받는 것입니다. 진단이란 개념이 생소한 일반인들에게 저는 “통증의 이름”이라고 설명해 드립니다. 사실 “통증”은 누구나 있기 마련인데, “진단”이 붙음으로 인해 사고와 통증의 인과관계를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knee pain (무릎 통증)이라고 하면 케이스 관련 부위로 인정받기 어려우나, knee sprain (무릎 염좌)과 같은 진단을 받으시면 무릎을 케이스 관련 부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다뤘던 케이스 중에 환자를 들어 올리다가 허리와 무릎을 동시에 다치신 의뢰인이 양쪽 무릎 관련 진단을 우리 의사로부터 받지 못하심으로 인해 허리로밖에 케이스 성립이 안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간호사 케이스의 보상은 대부분 목과 허리보다는 팔과 다리에서 나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케이스가 되었습니다. 

치료는 뉴욕산재보헙법의 Medical Treatment Guideline(치료 지침)을 따라 진행됩니다. 줄임말로 MTG라고 하는데, 목, 허리, 어깨, 무릎, Carpel Tunnel Syndrome과 같은 부상 부위 부위 별로 지침이 이미 다 마련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수술을 권유받으실텐데, 간호사 분들이 대부분 환자를 들어 올리거나 옮겨야 하는 일들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수술을 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허리와 무릎 수술을 받아야 했던 제 간호사 의뢰인 두 분은 직무 수행이 어려워 그만 병원을 그만 두셔야 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간호사 의뢰인들은 모두 수술 후에도 병원으로 복귀 하셨고, 이후에도 병원 생활 잘 하고 계십니다. 

간혹 여러분들께서 수술이 케이스에 도움이 되느냐라고 물어오시는데, 수술이 보상액을 많이 요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수술을 받으실 떄는 그 후유증을 잘 생각해 보시고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또 케이스를 완전히 끝내는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란 질문을 해오는 분들이 계신데, 제 경험상 2년 반에서 3년, 수술을 받으신 경우에는 한 3년에서 3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 치료야 몇 달이면 끝나겠지만, 보상까지 이어지는 법적 절차를 소화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사고 때문에 일을 못하시게 되는 경우, 대체 급여 (lost wage)를 청구하게 되는데, 병가와 휴가를 다 소진하신 간호사분들이 그 대상자입니다. 대체 급여는 사고전 소득의 2/3가 최고치입니다. 하지만 뉴욕직장상해 보험법에 의거 주간 최대치가 이미 정해져 있어서, 대개 주당 1,000불 정도(2022년 기준)를 받습니다. 히어링을 통해, 직장상해 케이스 떄문에 사용하신 병가와 휴가는 돌려받게 됩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난 여러분들은 우리쪽 의사와 IME (보험사 쪽 의사)로부터 영구적 부상에 대한 소견을 받아 목돈 보상을 요청합니다.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다고 호소하시는 간호사 분들께 저는 “치료가 도움이 안되는 정도에 비례하여 보상을 청구해 드릴테니, 힘 내시고 치료 허가가 나는만큼 열심히 치료 받아 보시라”라고 위로를 드리곤 합니다. 치료가 도움이 안되었던 정도가 바로 영구적 부상의 의미입니다. 

이상, 모든 간호사 의뢰인들을 나의 누이처럼 여기고 그분들의 치료와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섬세한 변호사 박희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