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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송영희
Oct 01. 2021
소멸되지 않은 웃음
마트료시카
모스크바 붉은 광장
무심코 고개를 돌리자
쏟아지는 웃음이 왁자하다
그녀의 이름은 마트료시카
복제된 미소가 내 마음속에 들어와
출렁이기 시작했다
출렁임을 잠재우기 위해 열 개를 샀다
모두 50명의 여자가
내 여행가방 속에서 웃고 있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세관원이 여행가방을 열자
50명의 여자들이 러시아말로 쏘아붙였다
겁이 난 세관원이 급히 가방 문을 닫는다
집에 와 50명의 여자를 풀어놓자
남편이 안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아내도 무서운데
러시아 여자는 더 무섭다고
하나하나 다른 집에 입양을 보낼 때도
두려움 없이 그녀들은 웃고 있었다
먼 타국에서 불법 이민자가 되어도
사랑받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복제된 모습과
화사한
웃음으로
다시 만난 사람들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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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여행가방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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