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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Aug 24. 2021

한낮의 멀미

쏟아지는 열기

태양이 옷을 벗었다

여름의 중턱에 매미의 을음도

숨이 끊어질 듯 허공 속에 내뱉고

폭음 속에 눌린 낯빛도 벌겋다


얼음 정수기는 여름을 저장하고

냉장고에 기대 선 수박은

축축한 물기를 다 발산하고

늘어진 몸을 수선 하지만


쏟아지는 열기에

손과 발은 국수 가닥처럼 늘어지고

몽롱한 오후의 등이 소파로 내려앉는다


어항 속의 열대어가 붉은 호흡으로

나의 눈을 끌고 간다

고기들은 그냥 그 자리에 뒤척일 뿐인데

잠이 든 내 몸은 태평양을 헤엄친다


파도가 일렁 일 때마다

잠의 각도가 위태롭다

젖은 몸통이 흐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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