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엔 발자국만 무성한데
무엇을 쓸어안고 싶었을까
비우지 못해 밀려온 종점
되돌아오는 길을 모르니
수없이 많은 날이 부서지고 휘어지면서
몇 겹의 방황이 침묵처럼 깔려 있다.
길을 찾지만
누구도 그녀의 손을 잡아주지 않아
돌고 돌아 언제나 그 자리
바람마저 외로움을 느끼며 지워져 갈 때
그늘의 무게로 구겨진 바닥에 앉아
말할 수 없어서
소주 몇 잔으로 생을 조율했다.
더 디딜 수 없는 곳에서 상처들이 뒹글고
누군가 그녀를 호명하지만
허기진 시간의 틈이 많아
귀를 세워도 들리지 않았다
흑백의 시간마저 지워져 가는 오늘
실어증에 꺾어진 향기는 거뭇한 적막이 묻어있고
바람의 절벽에서 제 살 모두 녹여버리고
쉴 곳을 찾지만
그녀의 가슴속에
그녀가 너무 많아 쉴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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