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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Feb 22. 2023

그녀의 우울

실어증




거리엔 발자국만 무성한데

무엇을 쓸어안고 싶었을까

비우지 못해 밀려온 종점

되돌아오는 길을 모르니

수없이 많은 날이 부서지고 휘어지면서

몇 겹의 방황이 침묵처럼 깔려 있다.



길을 찾지만

구도 그녀의 손을 잡아주지 않아

돌고 돌아 언제나 그 자리

바람마저 외로움을 느끼며 지워져 갈  때

그늘의 무게로 구겨진 바닥에 앉아

말할  수 없어서

소주  잔으로 생을 조율했다.



더 디딜 수 없는 곳에서  상처들이 뒹글고

누군가 그녀를 호명하지만

허기진  시간의  틈이 많아

귀를 세워도  들리지 않았다



흑백의 시간마저 지워져 가는 오늘

실어증에 꺾어진 향기는 거뭇한 적막이 묻어있고

바람의 절벽에서 제 살 모두 녹여버리고

쉴 곳을 찾지만

그녀의 가슴속에

그녀가 너무 많아 쉴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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