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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Feb 10. 2023

시래기 된장국

구정을 마치고 가장 인기 있었던 음식



설이라고  며칠을 기름진 음식을 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고 했더니 속이 더부륵 했다.

아침부터 화장실에 가도 기척은 없고

무엇을 먹어도 소화는 되지 않아  

하루에 2끼를 먹으며 속을 달래고 있었다.

소화제를 먹어 보고 막걸리도 먹어 보았지만

뱃속에선 휘파람 소리만 들려오곤 했다.

누룽지를 끓여 신 김치와 먹으면 좀 나아지려나 싶어

작년 김장김치통을 꺼내 보니

김치에 고래기가 끼어있었다.

작년 김치라고 오랫동안 냉장고에

넣어 두고 보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었다.

몇 포기 남지 않은 김치를 찬물에 헹구어

잘게 찢은 다음 물속에 5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김치를 꼭 짜서 된장과

멸치와 들기름을 넣고 버무린 다음

쌀뜨물을 부어 끓였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많이 해 주신

시래기 된장찌개 특별히 들어간 것도 없는데

된장이 맛있어서 인지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게 식욕을 당기고 있었다.

속이 더부룩한 것도 잊은 채

시래기 된장찌개와 밥을 먹었다.

술술  들어가는 밥은 두  공기나 먹었는데

속은 편안해졌고 화장실에 가서

속도 비울 수 있었다.

설에 떡국. 만두. 갈비찜. 전.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이 많지만  모든 것을 제치고

시래기 된장찌개가 으뜸인 듯싶다.

속도 편하고 맛도 좋은 게 고향 같은 음식이다.

나는 이 전통적인 음식에 감사하며

김치는 버릴 게 없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저장 김치가 있다는 점이 뿌듯했다.

밥을 두 그릇을 먹을 수 있는

시래기 된짱찌개에 푹 빠져서 이틀

이 음식을 먹고 있다.

막 지은 밥에 길게 걸쳐 먹는 시래기 된장찌개

한입 물면 어머니의 음성이 들린다.

" 따술때 어여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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