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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Feb 01. 2023

설 선물

취설송 다육이



좋아하는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백화점 문화센터에 등록을 하고 차 한 잔 마시고 있으니 오라는 전화였다.

반가운 마음에 웃옷만 걸쳐 입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집에서 백화점 까지는 전철로 한 구간이었다.

백화점 지하 1층 카페에 가자 내가 좋아하는 언니 둘이서 반갑게  나를 맞이해 주었다.

커피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초록의 화분으로 싱그러움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마치 숲 속에서 차를 마시는 듯 마음까지 상쾌했다.

차를 다 마시고 화분들을 구경하는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작은 꽃송이 다육이 취설송이었다.

자세히 보니 화분에 가격도 붙어 있었다.

그제야  카페와 장소가 같을 뿐이지

화원은 다른 분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종류별로 화분이 많았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작은 선인장 꽃송이가 예뻐서

 다가가 자세히 보니

그 이름은 취설송이었다.

내가 취설송에서 눈을 떼지 못하자 선뜻  

설 선물이라며 언니가 사준다.

내가 부담을 느낄까 봐 두 개를 사서

너 하나 나 하나 언니 앞에서 좋다고 말하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 한마디에

나는 또 언니에게 선물을 받았다.

친언니는 아니지만 뭐든 아낌없이

나에게 베푸는 언니에게 고맙고 감사했다.

집으로 가지고 와 며칠 전에 TV에서 보자기로

화분 옷을  만드는 것을 보고는 나도 해보았다.

만들어 보니 생각보다 쉽고 예뻤다.

식탁에 올려놓으니 큰 꽃 속에 작은 꽃이

방긋방긋 나를 보고 웃는 듯했다.

내친김에 집에서 키우고 있는 꽃기린과

성미인다육이도

화분의 옷을 만들어 주었다.

제각기 자기의 빛을 발하고

식탁에서 서로 뽐내기라도 하는 듯

앙증맞은 모습에 흠뻑 빠져 버렸다.

명절에 들어온 보자기들이 많아 버릴까

생각해 보았는데

이렇게 변신을 하니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분이 작아서 내가 쓴 보자기는 좀 작은 것이다.

화분은 큰 보자기로 만들면 된다.

화분에 맞추어 보자기를 사각으로 접은 뒤

고무줄로 사각귀를 묶은 다음 둥글게 구부려서

고무줄 속에 사각 귀 끝을 넣어 주면 된다.

이 작은 것에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만들면서 무척 즐거웠다.


다육이 취설송


다육이 성미인


꽃기린 사계절 꽃이 핀다

셋이서 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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