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부침

전이라고 딱하나

by 송영희



아직도 신정보다는 구정이 더 나에게 다가오는 것은 나이 탓일까? 벌써 2년이 넘도록 코로나로 인해서 강원도 시댁에 가지 못했다.

종갓집인 데다가 형제들이 많아서 모이면 엄청 식구들이 많다.

그리고 그곳은 청정지역으로 코로나가 무언지도 잘 모르고

코로나에 걸리면 바로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

아마 TV에서 너무 심하게 부풀린 것도 한몫을 한듯싶다

"동서 왔다 갔다 하다가 누구라도 코로나 걸리면 큰일 나니 오지 않는 게 좋겠어."

큰 형님의 걱정스러운 생각이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우리는 방콕을 하며 지금쯤 만두를 빚겠지. 지금쯤 전을 붙이겠지. 지금쯤 고기를 굽겠지. 하며 지난 시간을 더듬는다.

광 속에 많은 음식과 오고 가는 대화 속에 웃음꽃 피우며 윷놀이하던 생각이 스멀스멀 머릿속을 헤집으며 집에서 지루한 생각에 하루가 길다.

설이라고 이것저것이 들어왔지만.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호박이었다.

설 선물로 호박은 처음이라 남편에게 물어보니 직접 농사를 지은 분이 보냈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 너 닮은 게 있는가 찾아봐."

"이렇게 예쁜 호박 있으면 나와 보라 해."

한 마디 던지고 호박을 보니

직접 농사지은 거라서인지 더 먹음직스러워 보였고. 싱싱해 보였다.

갑자기 할 일이 생각났다.

그래 전을 붙이자 그리고 나누어 먹자. 생각이 들자

생기가 돌았다.

호박전을 부치고. 짜장 수프를 만든 다음.

4집으로 나눠도 푸짐했다.

베풀면 이리 좋은 걸 맛이 있든 없든 간에 최선을 다했으니

잘 먹어주리라 생각하니 기분 또한 좋았다.

형편이 안 되어 음식을 제대로 못하는 이웃에게 보내고.

로또라도 된 양 비실비실 웃으며 집으로 오는 나는

누가 보면 실성한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베푸는 것

별로 힘든 일도 아닌데. 힘들다는 이유로 나는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아니 어쩜 게을러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베풀고 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크게 하려고 하지 말고 작게라도 주변을 둘러보며 살아가는 내가 되기를 기도드리며 호박전을 한 입 베어 물자


입 속으로 들어가는 호박전 맛은

고소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이


어릴 적 어머니가 솥에서 막 꺼내 준 보리떡 같은 맛이었다.



설 잘 보내셨는지요


호박이 한 박스 들어와서

둥근 호박은 전통적으로 쓸어서 부쳤고요

기다란 호박은 안을 파내고

햄과 소고기를 넣어서 부쳐보았어요.

따뜻할 때 먹으니 무척 맛있네요.

시간이 되실 때 해서 드셔 보세요.

드리고 싶어도 마음뿐이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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