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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Feb 28. 2022

봄의 미소

프리지어 꽃





년 만에 받아본 꽃이

식탁 위에 앉아 있다.

아침마다 반겨주는

프리지어 향이 가슴까지 파고든다

생일이라고 가슴에 안겨준

후배의 미소가

프리지어 꽃 속에서 웃고 있다


젠장 이토록 좋으면

꽃집에서 한아름 사다 놓을 것인데

나는 육십이 다되도록 그 짓 한 번 못했다

그저 시들면

버리는 것도 힘들고

돈도 아깝고  괜한 낭비 같고

이유는 늘 휴지처럼 널려 있었다


결혼 초에 남편이 사다 준 꽃

맘에 들지 않는다고 구석진 곳에 놔두고부터는

꽃구경을 하지 못했다


괜스레 투정했나 싶다가도

그거라도 사 온 게 어딘가 했다가도

아니야

차라리 안 사 오는 게 나아

마음 한 점 내려놓고 산지가 삼십 년


오늘은 노랑 노랑이  바람의 그네를 탄다

한 번씩 구를 때마다

향기는 허공 속에 뒤척이고

집안 가득 봄이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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