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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Apr 18. 2022

깜복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어요




  깜복이는  우리 집 강아지 이름이다.

 우리 집에 온 지 3주가 되었고 이제 얼굴을 읽혀서 인지 곧잘 재롱도 부리며 안아 달라고 가슴을 파고든다.

  나는 엉거주춤 안으며

  " 깜복이 왔어."

  말은 하지만. 안고 쓰다듬는 것이 이직도 무척이나 어색하다.

  첫날은 밤이 되어 짖는 것도 아니고 아기로 말하면 칭얼 된다고 할까? 그것도 그럴 것이 생후 2개월 보름 만에

엄마 떨어져 왔으니 낯선 곳에서의 첫 날밤은 깜복이도 서러웠을 것이다.

  같이 놀아 주다가 11시가 되어 안방에서 불을 끄고 자라고

하자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개집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자

남편은 개집에 깔려 있는 침구를 밖으로 내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계속되는 낑낑거림에

  남편은 효자손을 가지고 깜복이 침구를 가리키며

여기서 자라고 호통을 치자 곧바로 눕는다..

  살포시 불을 끄고 문을 닫았는데 아침 6시가 조금 넘어서 남편의 기상시간에 같이 일어났다.

  행여 자면서 낑낑거리지 않나.  아님 짖지 않나 걱정을 했는데 깜복이는 첫날밤을 혼자서 잘 자 주었다.

  이렇게 시작한 잠은 3주가 지나도록 11시면 안방으로 들어가 혼자서 자고 남편의 기상 시간에 맞추어 문을 열면 뛸 듯이 거실로 나와서 나의 가슴에 안긴다.

  기특하다 어찌 자라고 불을 끄면 자기 침대에 눕고 아침까지 혼자서 자는지 개를 처음 키우는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안방을 서재로 쓰면서 남편은 자는 곳은 다른 방이고 나 역시 갱년기 때부터 따로 자기에 안방은 깜복이 방이 되었다.

  그리고 행여 자면서 깜복이에게 방해받지 않으려고 우리는 불을 끄고서 방문을 닫았다.

  그러면 희한하게도 짓지도 않고 잠을 잔다.

  " 여보. 사람 같아."

  말하자 잠버릇 나쁜 너보다 낫다며 기특하고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깜복이는 사랑받는 방법을 아는 모양이다.

  어렸을 적에 개에게 물린 뒤로는 강아지 건 개건 옆에 가지도 못하고 다가오면 줄행랑치기에 바빴는데.

  깜복이는 늘 따라다니긴 해도 나를 힘들게 하지 않고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면,

 커다란 쿠션에 누워서 잔다. 어디를 갔다 오면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에 누가 나를 이렇게 반겨 주나 싶어 정이 새록새록 쌓이고 있다.

  일주일 동안은 대소변도 잘 가리지 못하더니 이젠 곧잘 같은 장소에 볼일을 본다. 그럴 때면 여지없이

간식을 준다.

꼬리 치는 모습은 마치

  " 나 잘했어요."

  칭찬을 해달라는 소리 같았다. 

  이 나이에 아들 하나 생긴 것 같고.

  까만 눈동자가 나를 응시하면, 나는 그 눈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다.

  신통방통한  깜복이와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같이 할는지 모르지만.

내 생명 다하는 그날까지 깜복이와 같이 하고 싶다.

  

  

아빠 옷을 가장 좋아함.

잠이 들었어요

자라고 말하자 자기 침구에 누웠어요

엄마가 일하면 나는 이곳에서  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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