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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May 15. 2022

남편의  또 다른 모습

또 다른 사랑




  깜복이가 우리 집에 온 지 두 달이 되었다.

  남편은 나보다도 더 깜복이를 좋아한다.

  밤 열한 시가 되면은 깜복이 재워야 된다고

노는 깜복이를 데리고  자는 곳으로 들어간다.

  조금 후에 불을 끄고 방문을 잠그면 깜복이는

잠을 자는지 쥐 죽은 듯 아무 소리가 없다.

그리고는 나에게 깜복이 자니까 조용히 하란다.

" 내 참  어이없어.

얘도 아니고 강아지가 상전이다." 말하면

입에다 손을 갖다 대며 ' 쉬쉬 '  한다.

나는 그런 남편의 모습을 볼 때마다

" 우리 아이 키울 때 그렇게 해보지 그랬어."

하며 빈정댄다.

어려서 아이들이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울어대면

내일 회사 가서 일해야 된다고

다른 방으로 가서 잠을 자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여성 호르몬이 과하게 나오나

강아지 한 마리에 엄마 노릇  아빠 노릇 다 한다.

4개월이 넘었으니 이유식도 줘야 하고,

운동도 시켜야 하고. 목욕도 자주자주 시켜야 된다고

잔소리가 늘어진다.

나는 이럴 때면 

 " 당신 젖도 주지그래."

" 개새끼를 개새끼답게 키워야지."

소리를 버럭 지른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은 나도 알지만,

도에  지나치는 남편 때문에 나는

마음 상한 적이 많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깜복이에게 내가 밀렸다.

우리 집에서 나의 순위를 매기면 나는  꼴찌다.

남편도 집에 들어오면 깜복이.  깜복이

아이들도 집에 들어오면 깜복이. 깜복이

나는 깜복이가 오고 나서 투명인간이 되었다.

나도 사랑받고 싶고. 나도 관심을 받고 싶은데

" 이젠 말을 하지 말고 강아지처럼 짖어 볼까.?

남편에게 말하자

" 어른답게 행동하세요."

일침을 가하는 남편 때문에 참기로 했다.

깜복이가 오고 나서는

깜복이 밥은 잘 먹어. 잘  놀아

변은 어때 전화를 한다.

내가 아팠을 때 도전화 한 통 안 하던 남편이

ㅠㅠ

더욱더 속상한 것은 깜복이가 활동성이 커지면서

뼈 골절되면 안 된다고 커다란 매트를 3개나 사 왔다.

내가  다리가 아프다고 말했을 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60 중반이 되어 아들이라도 생긴 양

남편의  또 다른 모습에 약 먹은 듯 휘청대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아는지 모르는지 깜복이가 내 발을 핥고 있다.

사랑은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



안방이 깜복이 침실

거실에서 새색을 하고있는 깜복이

매트 때문에 거실이 난장판

혼이 나고 불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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