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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Sep 23. 2022

나만의 추석

코로나

  



코로나로 시댁을 못 간 지 3년이 되었다

종갓집이라 식구들도 많고 친척들이 온다 치면

하루 종일 손님상을 차려야 한다

그래서인지 형님은 코로나 끝날 때까지는

오지 말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행여 오고 가다가 코로나라도 걸릴까 봐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난 3년 동안 시댁을 가지 못했는데

형님 혼자서 제사 음식 하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또 보고 싶은 친척들을  볼 수 없음에 서운한 생각도 들었다

워낙 형님이 일을 잘하셔서 난 허드렛일과 설거지가

내담당 이긴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시댁에 가면

형님이 농사지으신 것을 수확하는 제미가 솔솔 하다.

고추와 고춧잎. 노각. 애호박. 고구마 줄거리.

깻잎. 부추. 감자. 무까지 그야말로

야채란 야채는 다 챙겨 오고 또 형님은

덤으로 고춧가루와 대추까지 챙겨 주신다.

" 동서는 무엇이든지 잘해 먹어서 좋아."

하면서 주시는 손은 친정어머니와 다름없다.

하나라도 더 챙겨 주려고 최선을 다 하신다.

그런 형님의 집을 3년째 못 가니 좀이 쑤신다

" 명절에 명절다운 맛이 있어야지."

푸념을 하자 딸아이가 나도 엄마가 해 주는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한다.

1번 김부각

2번  고추부각

3번  고추전

4번 찰밥

그래 쉬는 날도 많고 집에서 다 할 수 있는 거라

하면 되지 마음먹고 음식을 하기 시작했다.

고추부각은 마침 말린 게 있어서 튀기면 되지만

김부각은 먹어만 보았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유튜브를 보았다.

식은 찹쌀풀을 김에다 붓으로 바르고 통깨를

뿌리고 말리기까지  7시간이나 걸렸다.

바싹 마른 김을 튀기니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추석의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

바삭하고.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게 너무 맛있었다.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김부각을 해놓고

나는 나름 장금이라도 된 양 의기양양해 있었다.

딸아이가 시식을 해보고

" 엄마 정말 맛있다."

송편을 빚어 놓고 송편 맛있지 하면

송편 맛이 다 그렇지 하던 애가

엄지 척까지 해주며

맛있다고 하니 가슴이 튀각처럼 부풀어 올랐다.

네 가지 음식을 하고 나니

풍성한 명절을 보내는 듯해서  좋았다.

식구들도 좋아하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좋아하면 진즉 해줄걸~~~

나름 마음속으로 새기며 내가 즐기는

나만의 추석에 감사함을 느껴본다.

누구나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을 보냈으리라

생각하고 이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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