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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Nov 05. 2022

눈 쌍꺼풀 2

죽마고우




중학교 친구를 40년 만에 만났다.

친구는 분명 학생이었는데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누구 아니세요.

더듬거리는 존칭에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멋쩍게 웃었다

내 얼굴을 한참 바라보더니

친구의 말

" 목소리는 같은데 얼굴은  아니야."

" 너도 그래."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또다시 싱겁게 웃었다.

" 사실대로 말해 봐."

" 어디를 어떻게 손을 댔는지."

나에게 물어오자 난 서슴없이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내가

배우는 모든 것이 중단되고

밖에 나갈 수도 없고  눈꺼풀이 내려와

쌍꺼풀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이때다 싶어

눈 쌍꺼풀을 했다고 실토를 했다.

쌍꺼풀 한 눈은 오드리 헵번만큼은 아니었으나

방긋한 모습이 상큼했다.

내 나이 때 사람들은 거의가 눈이 처져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물으면

" 눈 쌍꺼풀 하세요. 하고 나니 눈이

시야가 넓어지고 밝아지네요."

이렇게 말을 한다고 하니 친구 왈

" 하는 김에 콧대도 하지 그랬니."

" 아. 너는 코도 했니.

" 응. 하는 김에 턱까지 했어."

" 그래서 내가 못 알아보았구나."

" 그렇게 많이 고쳤는데도 성형미인은 못 되었네."

나의 장난 섞인 말에 친구는 곧장

" 우리가 예쁜 얼굴은 아니잖니."

중학교 때

집이 어려워서 도시락도 못싸가지고 다녔는데

이제는 얼굴까지 내 맘대로 손을 댈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니 하며

" 40년 만에 만났으니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감싸주면서 자주 만나자꾸나."

촉촉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나는 친구를 놀리고 싶어

" 나보다 못생긴 사람은 만나도

나보다 예쁜 사람은 안 만나."

말하자 친구는 나를 껴안으며

이제 더 이상 손대지 않으니

미워 질일 만 남았다며

동창회에 나오지 않아 수소문 끝에

너를 찾았으니  

" 자주 만나자."

그러면서 내 귓전에 속삭이는 말

" 너 눈 쌍꺼풀 너무 자연스럽게 잘 되었어."

이 말 한마디에 봄날이 된 나는

" 너는 10년은 젊어 보인다."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단발머리 학생이 되어 웃고 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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