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로
그냥
생.각.이.나.서
흐릿한 목소리에 억만 겹의 그리움이 묻어있다
꽃피는 봄날에 공허함을 들켜버린 언니
남편을 앞세우고 혼자 산 지 십 년
자궁암 유방암 임파선암을
주렁주렁 매달고 투병한 지 십오 년
아들에게 마저 파양 당한 언니는
슬픈 저녁을 책갈피에 끼우고
먼지처럼 늙어간다
한 줌의 고요가 꽃벽지에 걸려있고
뿌리 없는 고통이 숨결처럼 차오르면
"그냥 "이라는 말 한마디
보고 싶다는 말보다는
더 보고 싶은 말
방안 구석구석 눌어붙은 기다림이
수북이 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