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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

부부싸움

by 송영희


주식이 반토막이 나자

새장 안은 불협화음으로 시끄럽습니다

어제는 그의 팔걸이가 되어주고

오늘은 그의 소파가 되어주고

내일은 그의 밥이 되어 줄 건데

소중함을 모릅니다


나는 동그라미라고 말하고

그는 네모라고 말합니다

그가 던진 문장들이

날파리처럼 내 귓전에 윙윙 맴돌면

벌겋게 달아오른 내 몸은

새장을 빠져나와

쌓였던 애정을 날려 보냅니다


저녁이 부풀어 오르면

갈 곳 없는 나는

어둠의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고듭니다

내가 머물렀던 곳에 불이 켜지면

주술에 걸린 사람처럼

다시 새장으로 걸어갑니다

너무도 오랫동안 그곳에서 밥을 먹은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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