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의 네 귀퉁이
폼은 그럴 듯 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귀퉁이가 으깨지고 뭉개진다
무른 몸이 제 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눈치이다
날카로운 칼로 잘려도
비명 한 번 지르지 않고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국이면 국 찌개면 찌개 부침이면 부침
수더분한 모습으로 어우러져
입 속에서 미각을 돋운다
때때로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사람들에게
몸을 송두리째 보시하고
눈물과 고통을 녹아내리게 하는
가장 부드러운 속살이다
온몸이 뭉개지고 튀겨지고 시뻘겋게 졸여져도
말없이 순응하며
주연이 아니더라도 모든 음식에 조연이 되어
덤으로 살아도 만족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