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26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송영희
Sep 14. 2021
육십 대의 수다
발 마사지
창문으로 실바람이 불어왔다
식후의 수다는
모두를 한쪽으로 취하게 했다
오후로 굽어지는 시간
끝없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남편의 이야기가 등장하자
우리는 설거지는 해줘
우리는 설거지는 기본이고 청소까지
우리는 강아지 운동과 목욕시키지
우리는 시장 봐서 가끔은 밥도 해줘
우리는 세탁기 돌리고
마른빨래는 개서 제자리에 놓아주지
그릇 그릇마다 남편에 대한 수다가
색다른 음식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 갔다
우리라는 단어가
커다란 산이 되어 다가오자
굽어진 마음으로 집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윽한
전등
크고 작은 화초들
화려한
거울
엔틱의 가구들이 수다를 떠는 동안
우리는 우리라는 단어가
소멸되어가고 있는 줄도
몰
랐다
모두가 나를 쳐다본다
목소리에 긴 자국을 늘어트리며
네 남편은
"
아무것도 해주는 게 없어.
그냥 자기 전에 발마사지 5분
.
"
모두의 눈이 확대되고 수다는 끝이 났다
keyword
수다
마사지
일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