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먹어도 허기진 엄마의 딸은
울음도 웃음도 빼앗긴 아줌마
잃어버린 눈동자가
잠시 나를 들일 때
그녀의 그림자 속에
어머니는 이미 그곳에 없었네
담배공장에서 잃어버린 손가락에
달빛이 떨어지고
기도가 쏟아져 내릴 때
눈물도 한숨도 징검다리를 놓아
새털처럼 가벼워진 어머니
봄볕 좋은 산등성이에
온기를 묻던 날
그녀가 남기고 간 웃음이
봄볕처럼 따뜻해서
나는 산비둘기처럼 울었네
시작노트
치매가 심해 나를 알아보지 못 한 어머니.
한 번이라도 딸로 인정받고 싶었지만
맑은 웃음만 남기운 채 떠난 어머니
어머니는 곧 봄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