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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묘은 Aug 03. 2024

크론병 환우의 재등장

#1 응급실 내원


크론병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게 된 지도 벌써 6년째. 사실 초반 이후 크게 아픈 적도 없었고 늘 약으로 잘 커버를 해왔기에 일반인과 별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살아왔다. 겉으로 보면 “네가 아픈 애라고?”할 정도로...?

아무튼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와중, 어느 순간부터 몸 컨디션이 확 안 좋아지는 걸 느꼈다. 뭘 먹기만 하면 속이 안 좋고, 무기력도 심해지고... 얼굴 혈색도 사라져서 마치 뱀파이어와 같은 피부가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너 운동 안 해서 그래~ 밥 잘 안 챙겨 먹어서 그래~ 하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했지만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모를 것이다. 도대체 어느 누가 밥을 안 먹는다고 걷지도 못하나요... 물컵을 갖고 걷다가 몸이 떨려서 물을 바닥에 다 쏟아버리나요...



좋지 않은 컨디션을 겨우 붙잡고 하루하루를 버티던 중, 엄마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면서 집 근처 가장 큰 응급실로 날 데려가셨다. (이건 약간 Tmi인데 집 계단 내려오면서도 몇 번 주저앉아서 못 걷겠다고 울부짖음)

응급실로 간 결과 피수치, 혈압, 염증수치 모두 최악악악. 특히나 피수치가 남들과 비교했을 때 1/4이라는 결과를 얻게 됐다. 어떻게 걷고 생활했냐는 의사 선생님의 말이 있었을 정도니... 혈압도 너무 낮아서 직접 일어나 화장실조차 가는 것을 금지했다. 덕분에 나는 생애 처음으로 침대에 누워 소변을 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몸이 조금 안 좋은 게 아니었던 터라 응급실에서 할 수 있는 검사는 다 했다. 그리고 결과는요...?

갖고 있던 크론병이 악화되어서 장과 방광 벽이 녹았고 누공이 생겼다는 ㅎㅎ


몸에 열이 펄펄 끓었던 것도, 배가 아렸던 것도 모두 다 그 이유 때문이었는데 왜 이제야 왔냐고 하시는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통증에 좀 무던한 사람이라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어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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