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 생일날이다.
하필이면 난 왜 방학 때 태어나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축하를 받을 수 없는지 속상하다.
학교친구들은 다 멀리 멀리에 살아서 방학엔 보기도
힘들다.
뭘 갖고 싶긴 한데 뭘 갖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고
엄마랑 대백프라자를 가고 싶었다.
엄마는 그런데 갈 생각이 없다.
아침부터 바쁜 척을 하는 것 같다.
요즘 티브이에서는 IMF 니 국가부도니 하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나라도 힘들고 집도 많이 힘든 것 같다.
그건 그거고 내 생일인데
사실 엄마의 표정도 어두워 보인다.
요즘 식물원도 거의 망해가기 일보직전이었고
주로 하는 일들은 대구의 아파트모델하우스의 꽃들을 넣는일인데 건축업이 불황이라 화환들이 갈곳을잃어 가고있었다 .
난 하루 종일 집 한가운데 인켈전축 앞에 누워서 해드폰을 끼고 ‘이소라의 난 행복해’를 들으며 거실에 누워있었다.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죽을 때까지 절대로
엄마생일은 내가 챙겨주지 않을 거라고 다짐까지 하면서, 눈물이 흘렀다.
이렇게 내 생일은 끝이 나는 건가 싶었다
오빠가 학원을 마치고 어둑어둑해졌을무렵
찬바람과 함께 돌아왔다.
손바닥만 한 케이크와 노란 병아리인형 하얀 앙고라에진주장식이 있는 목도리 세 개나 사가지고 왔다
이 오빠가 왜 이러지 싶었을 뿐 너무 좋아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감동의 인사를 하진 못했다.
그제야 우리 가족은 모두 모여 마지못해 풀린 듯 안 풀린 척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슬프고도 아름다운 생일파티를 했다.
이날까지 당한 걸 생각하면 이 정도는 받아도 되지.
그래도 내가 앞으로 니 생일은 잘 챙겨주게
니 안카께 오빠야.
난 엄마가 행복한 게 좋다.
오빠야가 엄마말을 잘 들어야 엄마가 행복하다.
엄마는 오빠야가 걱정이다. 난 그게 늘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