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가는 데 실 간다.)
1. 네이O 에서 "바늘 가는 데 실 간다" 는 속담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우리집에서는
- 바늘 = 아내
- 남편 = 실
로 해석하면 아주 정확한 뜻 풀이가 된다.
"아내 가는 데 남편 간다"
= 아내가 가는 데 남편이 항상 뒤따른다는 뜻으로, (순수, 우주)부부의 긴밀한 관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몇일 전 한 친구녀석에게서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친구 : "어~ 뭐하고 있어~"
한량우주 : "어~ 나 지금 대전와있어~"
친구 : "대전? 대전에 무슨 일로?"
한량우주 : "아내가 대전에 3일동안 일정이 있어서~ 운전기사 노릇하러 같이 왔음~"
친구 : "오~ 대전으로 데이트 갔구만~~"
한량우주 : "아니... 운전기사 노릇하러 왔다고~"
친구 : "어~ 와이프랑 대전 놀러가서 데이트 하는 기분도 들고 좋겠다~~"
한량우주 : "아니아니~ 나 지금 대전으로 운전기사 노릇하러 강제로 끌려 왔다고~!!"
친구 : "ㅋㅋㅋ 그래그래~ 아내랑 데이트 잘하고 와~~"
한량우주 : "야이 시x놈아!! 내 말을 듣고있긴 한거냐!! ㅠㅠ"
(한량우주와 그의 지인들 특 : 자기 하고싶은 말만 하고 듣고싶은 대로 들음ㅋㅋㅋㅋ)
3. 실제로 나의 그녀는 3일동안 대전에서 일정이 있었고, 나도 덩달아 대전에 함께 이동했다.
물론 대전에는 나의 가족 중 1명이 살고있기 때문에, 그 곳에서 머무르며 대전에서의 일정을 보낼 수 있다. 심지어 그 곳에는 반려동물도 1마리 있다. 그래서 가족들 얼굴도 보고, (사실 제일 중요한 건) 강아지도 보러 가자는 '명분'으로 날 설득한 것.
"아내 가는데 남편 간다"고... 나도 기꺼이 운전기사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함께 대전에 갔다. 대전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스케줄관리와 온라인 줌 미팅 등 자신이 할 빼곡한 일들을 처리하는 그녀... 어떤 면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 나오는 강지윤 대표 같기도ㅋㅋㅋ 그러면 나는 유은호? 유은호 시켜 주면 안되니아요??? (죄송합니다 여러분...)
(한량우주 특 : 드립은 말도 안되게, 사과는 신속하게)
아무튼 열심히 운전을 하고, 대표님께서 아니 아내님이 일정을 진행하여 남는시간동안 세차장에 들러 실내/외 세차를 하고, 아내님의 일정이 끝나기 직전 그 앞에 도착했다.
이쯤되면... 그녀와의 데이트를 위해 대전에 온게 아니라 '수행비서' 하러 온 게 맞는거지?
4. 결과적으로 대전에서의 3일은 나에게 어땠을까?
친구녀석의 말이 맞았다.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대전에서의 3일은 오랜만의 데이트와도 같은 시간이 되었다.
1일차부터 3일차까지 그녀가 대전에 있는 체험단들을 신청해 하루에 1곳은 맛집에 다녀왔고, 그 덕분에 나는 수행기사의 느낌보단 대전의 맛집체험 데이트의 느낌을 더욱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정말로 유은호의 느낌으로 수행비서의 느낌으로 3일이 기억됐을텐데, 아내의 부지런함과 센스있는 생활력 덕분에 오랜만에 데이트를 즐기게 되었다.
뭐... 솔직히 말해서 내가 유은호 역할이면 수행비서 역할이면 어떠냐.
아내가 행복하면 돼지... 아니 됐지...ㅎㅎ
(한량우주 특 : 오타인 척 하면서 아내 놀려먹을 때 매우 신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도 아내가 지방출장이 있을 때, 함께 가자고 하면?
난 간다.
그냥 간다.
무조건 간다.
...... 맞기 싫으면 그냥 간다 ......
수행비서일뻔했지만 그녀와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던 대전에서의 3일을 기억하며...
한량우주 생각의 파편들, 대전에서의 데이트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