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행.수 Day 3 (1)
1. 오늘의 한 수
“아내의 특명 - CU편의점의 핫한 상품, 먹태깡 구하기”
2. 아내 행복 포인트
- 일상의 소소한 이벤트로 아내의 마음을 심쿵하게!
- 아내의 미션을 SMART하게 처리하는 남편의 모습 보여주기
“나는 어떤 말이던지 jonnna 야하게 할 수 있어.”
“............?
“아무 단어나 말해 봐.”
“딸기.”
“딸기를 한 번 야하게 말해 봐.”
“...... 딸딸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빼바지와 난닝구를 입고 컴퓨터 앞에서 ‘메타코미디클럽 EP.01-2‘를 보며 히히덕거리는 백수 (유머란 무엇이고 위트있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철학적 사색에 빠진) 남편을 보며 아내가 갑작스레 말을 던졌다.
“우주~ 이번에 편의점에서 먹태깡이란 과자가 새로 나왔다는데? 무슨 맛일지 궁금하다ㅎㅎ”
“오~ 그러게~ 나도 무슨 맛일지 궁금하다ㅎㅎ”
“아~ 어쩌면 지금 바로 우리집 옆에 CU에 가면 먹태깡을 살 수도 있겠는걸?”
“그러게~ 지금 밤 11시라 상품이 입고됐을 수도 있겠다.”
“아... 먹태깡 먹어보고 싶다ㅎㅎ”
“맞아ㅎㅎ 나도 먹어보고 싶다~”
아내의 말에 가볍게 대꾸한 뒤, 나도 개그맨들과 함께 웃참을 하며 메코클을 모두 보았고, 한참을 예능영상을 보며 놀았던 (유머와 위트의 철학적 의미를 사색하며 공부한) 덕분에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침대로 가 잠자리에 들었다. 잠시 후 이상한 기류와 함께 누군가 날 째려보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과 함께...
그날 밤, 꿈속에서 난 닥터스트레인지가 된 것 마냥 시공간이 뒤틀어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수능시험을 치기 위해 교실에 앉아 있었다.
나의 눈앞에는 언어 영역, 아내탐구 문제가 주어져 있었다.
‘문제 1. 다음 중 지문에 나온 아내어를 바르게 해석한 것은?’
(지문)
: “우주~ 이번에 편의점에서 먹태깡이란 과자가 새로 나왔다는데? 무슨 맛일지 궁금하다ㅎㅎ”
(객관식)
⓵ 남편아. 좋은 말로 할 때 먹태깡을 사와라.
⓶ 좋은 말로 할 때 먹태깡을 사와라. 남편아.
⓷ 먹태깡을 사와라. 남편아. 좋은 말로 할 때.
⓸ 사와라 남편아. 좋은 말로 할 때, 먹태깡을.
⓹ 편의점에 새로운 과자가 나왔네? 와~ 신기하다^^
5번을 체크함과 동시에 꿈에서 깨니 다음날 아침이었다.
다시금 매일 오후 2시까지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일상에 충실하며 하루를 잘 보내다가 문득 ‘먹태깡의 맛이 궁금하다’는 아내의 말이 떠올라 집 옆에 있는 CU에 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미 다 팔려서 없다는 점주의 말을 들으며 ‘설마...’하는 마음으로 집 주변에 있는 편의점 6군데를 모두 가보았는데 전부 재고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도... 아내를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편의점을 6군데나 들렀다는 걸 알면 감동 받겠지?
내심 우리집 막내, 마크 (푸들, ♂) 마냥 칭찬+관심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아내에게 카톡을 보냈다.
“순수~ 먹태깡이 인기가 많나봐~ 편의점 ‘무려 6군데’나 들러봤는데 모두 품절이네? ^^”
자, 이제 어서!! 편의점 6군데나 들른 사랑꾼 남편을 칭찬해 달라구웃!!!
어떤 칭찬이 날라올지 두근두근, 쿵쾅쿵쾅 거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있는데 이내 답장이 온다.
(이어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