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행.수 Day 3 "아내의 특명,먹태깡" (3)

1단계 : 문제의 정의

2단계 : 원인 분석

3단계 : 해결안도출 및 선정

4단계 : 실행계획 수립

5단계 : 실행 및 평가

대충 이정도로 생각을 정리하자 명쾌해졌다.

이제,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세스는 준비되었으니, 중요한 건 행동이다!!     

사실, 나는 휴대폰에 ‘어플’을 설치하는 것을 별로 안좋아한다.

잘 활용하지도 않을 어플을 설치하면 용량만 차지하고 휴대폰 속도도 느려지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은 전시상황에 준하는 ‘데프콘 2단계 발령 : Fast Pace’ (사랑하는 아내에게 먹태깡에 마음을 담아 선물하고 싶은) 상황이기 때문에 어플을 설치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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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U 어플을 설치했다.

2. 재고를 검색해 보니, 근처 OO공원점에 재고가 2개가 남아 있었다.

3. OO공원까지는 도보로 왕복 80분, 총 5.0km의 거리를 걸어갔다.

4. 매장에 도착하니, 2+1 행사중이었고 어플과 다르게 5개의 재고가 남아있었다.

5. 뒤에 올 사람을 배려해 3개의 먹태깡만을 구매했다. (순간 5개 모두 구매할까 고민했음...)

6. 인스타 스토리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편의점 앞에서 먹태깡 구매성공 샷을 남겼다.     

#먹태깡 #구매성공 #아내를향한나의사랑은5.0km,왕복80분

#남편잘만나먹태깡도먹어보는아내 #결제는역시와이프카드로     

먹태깡을 구매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가장 중요한 먹태깡 구매미션을 성공했으니, 이제 대망의 선물전달식이 남아있는 상황!

과정도 중요하지만, 엔딩이 가장 중요하다!     

집에 돌아오니, 하루종일 진행된 성교육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내.

아내에게 무심하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     

“아유~ 우리 순수 고생 많았어.”

“아니 말로만 하지 말고, 믈으루 해줘 믈올. (??? 무슨 말인지 못알아먹겠다 아내야...)”     

“그래... (휙..!)” 

    

누워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아내의 옆에 먹태깡을 박력있게 내던졌다.

‘뭐 별건 아니고, 오다 주웠다.’ 이런 감성으로. 아주 시크하게.

(한량우주 특 : "난 어떤 행동이던지 jonna 멋있게 할 수 있어.”)          

“ (먹태깡을 확인하고 표정이 밝아지며) 아이 어제 했으면은 바로 찾을 수 있었는데잉~”

“ㅎㅎㅎㅎ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중에 어디서 샀는지를 물어보길래, 먹태깡을 구하기 위한 일련의 고민, 전략. 실행들을 들은 아내는 엄청 감동을 받았다. 특히 우리 아내는 ‘숫자 페티시’가 있기 때문에 ‘도보 80분, 왕복 5.0km, 먹태깡 2+1 행사상품 구매’ 등등 적극적으로 수치화 된 표현을 강조하니 눈이 하트로 변해버렸다. 그 순간 날 보는 아내의 가슴은 두근두근, 둠칫둠칫, 쿵쾅쿵쾅 했을 것이다.

아내의 취향을 저격하며 완전 찢었다. 뿌이뿌이뿌이~~~★

(참고로 아내가 나에게 ‘우주는 자꾸 말할 때 추상적인 말만 한다. 제발 구체적인 숫자로 이야기 해달라’, ‘이렇게 현실을 몰라서야 되겠냐. 경제공부 좀 해라’ 라며 달라달라 쏼라쏼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내가 아내에게 “당신은 2가지 페티쉬가 있어. 숫자 페티쉬, 이코노미 페티쉬.” 라고 놀려댄다. 아주 때때로 침대에서 아내와 전투(?)를 벌일 때, “당신이 좋아하는 ASMR해줄게” 라고 말하며 속삭이는 목소리로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코덱스200... 레버리지 복리 적금... 새만금간척사업... 수익률 123.67%...’ 따위의 말도 안되는 ASMR을 하면 웃겨 죽으려고 함ㅋㅋㅋㅋㅋㅋ)      

“와!! 우주 휴대폰에 어플 설치하는거 정말 싫어하는거 아는데... 날 위해서 그렇게까지 마음과 열심을 쏟다니!! 감동이야 우주!!”     

훗. 나란 남자. 사소한 일상에서도 감동을 선사하는 멋을 아는 남자.

무더운 여름에도 80분의 도보를 마다않는 나는 차가운 도시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이렇게 오늘의 한 수도 성공해 버렸다.

그리고 역시나 오늘도 “깨달음이란게 와버렸”다.

아내를 감동시키면 용돈받는 남편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아니라 

아내는 선물 자체에 감동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남편의 마음과 노력에 감동을 받는다는 것을.      

아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백수가 전하는 오늘의 한수, 끝!     

아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대한민국 남편들의 일상이 되는 그날까지.

대한민국 남편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