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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100% 객관적일 수 없다

주관과 객관 사이의 균형을 다스리는 법

by 불안정 온기

노력의 기준은 누구의 것인가


최근 모임 내 사람들과 함께 연애를 주제로 얘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성장하지 않는 연인의 모습이 답답할 때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중 A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봤을 때 이 사람이 충분히 노력하는 것으로 보이면 별 얘기 안 해. 그렇지만 노력도 하나도 안 하고 있는데 그러면 뭐라 하고 싶지."


물론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우리는 과연 내 연인의 노력에 대해 어떤 잣대로 판단하고 있는지를. 과연 그것이 그 사람의 노력에 대해 균형 잡힌 판단을 하고 있나? 혹은 내가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이 맞나?



명확한 나침반 : 주관이 선사하는 자신감과 방향성


주관이 뚜렷하다는 것은 자기 생각과 감정을 명확히 인지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삶의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우선, 뭘 원하는지 명확히 알기 때문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흔들림이 적다. 굳건한 나침반처럼, 주관은 혼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한다. 또한, 주관은 자신감 있는 행동의 기반이 되기도 하는데, 자신의 의견에 대한 확신은 타인에게 신뢰를 주고 목표 달성에 큰 원동력이 된다. 이렇게 주관은 개인의 삶이 단단하고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도록 돕는다.



주관의 이면 : 주관이 초래하는 오해와 단편적 판단의 함정


하지만 주관은 장점만큼이나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주관적인 판단은 종종 제한된 정보나 개인의 단편적인 경험으로 성급한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이건 타인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두의 예를 인용하자면, 연인의 성장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때 우린 그들의 노력을 주관적 잣대로 평가하며, 노력이 부족하다고 쉽게 단정 짓는다. 하지만 상대방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단순히 방식이나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가 나와 다를 뿐일 수도 있다. 이런 주관적인 평가의 덫에 갇히면, 상대방의 진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관계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주관에만 매몰된 시각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좁히고, 진실에 다가서는 걸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인간은 결국 주관적 동물이다


그렇다면 우린 왜 이토록 주관적인 판단에서 벗어나기 어려울까? 이건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특성 때문이다. 우린 모두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며 고유한 경험을 쌓는다. 이런 경험들이 우리의 사고방식, 가치관,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즉,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이미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이라는 주관적인 필터를 통해 걸러져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객관적인 정보를 접해도, 우린 그 정보를 자신의 기존 신념 체계 안에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건 마치 각기 다른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따라서 주관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 불가능하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건 주관과 객관 사이의 중용 포인트를 찾기 위한 노력이다.



주관과 객관의 조화를 위한 실천적 지혜


주관적인 판단의 함정에서 벗어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바로 열린 마음으로 역지사지해보려는 태도에 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연인과의 갈등에 관해 이야기할 때, 단순히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조언하기보다는 상대방의 감정 상태와 배경을 헤아려 보려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내린 이 판단의 근거는 과연 충분한가?’, ‘혹시 내 과거 경험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건 아닐까?’ 같은 질문을 통해 주관적인 시각을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믿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구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타인의 시각을 통해 네 맹점을 발견하고, 서로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우린 더욱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주관과 객관의 조화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타인과의 열린 소통을 통해 이루어진다.



성숙한 이해를 향한 발걸음 : 균형 잡힌 시각이 이끄는 성장


주관과 객관의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은 개인의 판단력 향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건 더욱 건강하고 깊이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연인 간 대화에서 단순히 공감만 하거나, 반대로 내 주관만 강요하는 대신, 상대방이 원하는 게 뭔지 솔직하게 소통하고 상황에 맞는 균형을 찾아가는 건 관계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길이다. 상대방 노력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멈추고, 그들의 상황과 노력을 존중할 때 비로소 색안경을 벗어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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