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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nogoodnw Jan 05. 2022

지능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신이 삶 속에서 맞닥뜨리는 현상을 패턴에 따라 체계화하는 능력이다. 지능을 통해 인간은 현상들을 자신의 기준에 따라 분절해내고, 동형화 과정을 통해 모델링한다. 인간은 이 지능을 통해 행복을 얻고자 한다. 결국 인간은 모든 문제를 풀어낼 최고 열쇠를 끊임없이 추구하게 되며, 언젠가 얻게 될 궁극의 행복을 기대하며 또다시 삶을 체계화한다.


선, 깨달음은 세상 존재하는 모든 현상, 그리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패턴들을 아우를 수 있는 무언가 이다. 또한 이 무언가는 분절된 모든 패턴 내부의 가장 간단한, 여기서 간단이란 인간 지성이 허락하는 모델링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선이 모든 패턴을 아우른 것처럼 그 모든 하위 단계의 아래로 하강할 수 있는 간단함을 의미한다 - 끝없이 펼쳐진 2^n 꼴을 생각할 것 - 것이다.


결국 인간은 인간의 언어 표현 능력과 관계없이 표현할 수 없는 가장 상위 단계의 무언가가 표현할 수 없는 가장 하위 단계의 무언가와 같다는 모순을 맞이한다. 이것을 인간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지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분절해내는 전지전능함이 외려 전지전능함을 얻지 못하도록 만든다. 전지전능함을 얻기 위해 전지전능함을 포기하겠다 마음먹는 것은 의미 없는 행위이다. 하지 않겠다 마음먹은 순간 그것을 추구할 바탕인 삶이 없어져버린다.


이 지점에서 모든 삶에 대한 이론들이 발생하고, 그것이 지닌 고유의 강도에 따라 종교 따위가 발생한다. 결국 모든 문제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지점에서 인간은 다시 지능을 활용하여 이 연결을 체계화한다. 이 끝없는 체계화-해체의 투쟁 과정이 삶이다. 이것이 깨달음이며 동시에 깨달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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