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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 Nov 27. 2024

코가 긴 어른

마음 기록 시

발 끝을 바라보던 아이는

숨 끝이 머뭇거릴 때면

가득 외운 밑줄과 별들로 크게 웃었다


미리 봐두었거든

그녀가 사랑받던 때를


눈을 맞추는 아이가 되었을 즈음

사랑받고 싶어요

그 부분은 유달리 닳고 닳아있더라


나이가 몇인데 낯을 가려

그렇지


난 무엇이든 잘해요

털털하고 솔직해요

밝고 잘 웃어요


그러니까 날 떠나지 마요

어디 가지 마요

날 두고 가지 마세요


아이는 커서

눈물을 따라 울지 않으려는

코가 긴 어른이 되었다지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서운하다, 내가 힘들어서 손 뻗을 때도 짐이라고 할 거야?


아니 실은 미움받기 싫은 것이었어

어쩌다 보니 정 없이 구겨진 내가 되었고

이쯤 되니 네가  되고 싶어


겉 세운 것은 멋있지

실은 사람들 앞에 서면 아직도 겁이 나


웃음 살 방법 알아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능력은 사지 못했고

코가 긴 그것은 통 웃질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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