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어서
오늘 눈이 예쁘게 왔대요
저는 생각들을 뒤로한 채 잠에 빠졌어서
예쁜 눈을 보지 못했어요
언젠가 당신과 눈을 맞아본 적이 있던가요
눈을 생각하면 당신이 생각나요
기억으론 당신과 눈을 맞아본 적이 없는데
눈이 올 때면 당신이 보고 싶어요
사실은 하늘에서 내리는 저것들보다는
누구보다 예쁜 눈을 가졌던 당신의 눈을 보고 싶어요
눈이 올 때 당신 생각이 나는 건
어쩌면 눈을 마주한 당신의 눈을
마주하고 싶다는 마음이겠어요
눈처럼 소리 없이
뜻하지 않게 가벼이 내려앉아
기필코 그 무엇보다 묵직해진 사람
눈 길 발자국 남기듯
떠난 자리 그대로 남긴 사람
그 발자국을 따라 걸으면 당신께 닿을 수 있는지
하늘에서 내리는 저것들이 미워요
발자국에 관심도 없다는 듯 쌓이는 저것들이
언젠가 당신이 돌아올 길까지 없애버릴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