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기법 07
강의란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 입으로 설명하는 행위(oral presentation)를 지칭한다. 다시 말해, 말로써 사람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고, 깨달음을 주고, 감동케 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는 말을 청중이 알아듣게 만드는 데 있다.
어떡하면 난해한 내용을 잘 알아듣게 만들 수 있을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고,
그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면 된다.
그게 어디 쉽나?
어렵다.
그럼 그 어려운 일을 어떻게 하면 쉽게 수행할 수 있을까?
이제 그해답을 찾아가 보자.
쉽게 설명한다는 것은 단순히 어려운 내용을 쉬운 내용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내용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청중의 수준과 배경지식에 맞추어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1) 청중의 수준과 배경지식에 대한 이해
한 분야의 전문가나 대가로서 강의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강의를 마치 자기 동료들에게 설명하듯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청중은 그 분야 전문가인 강사의 수준을 절대 따라올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니 강의 들을 사람들의 지적 백그라운드에 대해 사전에 주최 측에 잘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2) 눈높이 맞추기
주로 어떤 사람들이 강의를 어렵게 하던가?
필자의 경험으로는 사회적 지위가 놓은 사람, 권위자, 그리고 교수들이다.
나의 첫 책, <얼굴특강>을 출간할 때의 일이다.
난생처음 써보는 출간을 위한 원고. 그것도 내 전공분야와는 거리가 먼 인문학 분야. 참 어려웠다.
그때, 작가이자 메디컬 장비 회사 대표이자 글쓰기코칭 전문강사이자 출판사 편집장을 맡고 있는 김흥중 작가가 다른 일로 부산 내려올 때마다 내 원고를 보고 조언을 해주었다.
다음은 그가 나의 첫 원고를 보고 한 말.
"형님, 제발 좀 쉽게 쓰세요. 형님만 그런 게 아니에요. 글쓰기코칭을 해보면 대학교수들이 다 그래요. 왜들 그렇게 어렵게 쓰는지? 어려운 낱말 다 빼고. 중학생이 이 글을 보고 이해할 정도로 쓰세요."
그러자 나도 모르게 볼멘소리가 튀어나왔다.
"야 이 사람아, 이건 그래도 인생에 대한 심오한 뜻을 담은 책인데 어떻게 중학생이 보고 이해할 수 있겠노?
세상에는 술술 읽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지적 호사를 누리게 하는 책도 있는 법이지."
아무튼, 오랫동안 나를 형님으로 모시고 따르던 동생으로부터 그런 자존심 상하는 호된 질책을 당한 후 열받아서 이를 악물고 보란듯이 쉽게 고쳐 썼다.
그 후, 고쳐 쓴 내 원고를 본 그 고마운 아우는 "야~, 우리 형님! 역시 대단하세요." 하며 칭찬일색이었다.
내가 봐도 초고와 퇴고는 확연히 달랐다. 강의는 쉽게 하는 사람이 글은 왜 그리 어렵게 썼던지! 역시 말과 글은 같은 것 같으면서도 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어린이와 대화를 할 때, 한쪽 무릎을 꿇고 눈과 눈을 같은 높이에서 맞추고 그들 수준에 맞는 용어로 말을 하면 보다 소통이 잘 되듯이 연자인 내가 청중의 수준으로 내려와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면 보다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3) 적절한 예시와 비유의 사용
예수님도 그 무식한 제자들 말귀 좀 잘 알아들으라고 비유법을 단골로 사용하셨듯, 자연과학이든 인문학이든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데는 예시와 비유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오로지 공식 설명에만 매달리면 어렵기도 하지만 재미가 없다.
이럴 때 뉴턴의 사과 이야기라든지, 달은 왜 제 갈 길 안 가고 죽어라고 지구만 스토킹 하며 도는지, 바다에는 왜 파도가 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면 훨씬 더 흥미롭고 이해도 빠르고 오래 기억될 것이다.
4) 강의 내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의 내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다.
"If you can't explain it simply, you don't understand it well enough."
-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건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 -
참 멋진 말이다.
뭔가를 자꾸만 어렵게 설명하는 사람은 제 스스로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그러니 제대로 강의하려면 먼저 자신부터 완벽하게 이해해야 할 뿐 아니라, 쉽게 설명하는 방법도 배우고 연마해야 할 것이다.